“결혼은 남편 때문이 아닌 시어머니 때문에”
배우 김수미의 특별한 고부관계
강렬한 연기력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사랑받은 전설적인 배우 김수미. 그녀는 수많은 작품에서 대중과 웃고 울며 오랜 시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수미의 삶에서 최근까지도 화제가 된 이야기는 그녀와 며느리 서효림 사이의 특별한 고부 관계였다.
서효림과의 사이좋은 관계로 유명했던 김수미는 사실 자신이 시어머니에게 받았던 내리사랑을 그대로 실천한 시어머니였다.
친정엄마 같은 시어머니
김수미가 남편 정창규 씨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또한 시어머니의 따뜻한 인품 덕분이었다. 가수 정훈희의 소개로 남편을 처음 만났지만, 당시만 해도 그녀는 결혼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았다.
2년 동안 이어진 남편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문을 닫았던 그녀는 시어머니와의 만남으로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10대 시절 부모님을 여의며 홀로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김수미에게 시어머니는 친정어머니처럼 따뜻한 존재로 다가왔다.
결혼 후, 남편의 철없는 행동에 지칠 때도 시어머니는 늘 며느리의 편에 서주었다. 부부싸움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시어머니가 준비해 둔 꽃꽂이와 ‘힘들었지? 이 꽃을 보고 잠시 화를 풀어줘’라는 카드가 김수미를 위로했다.
김수미는 시어머니를 회상하며 “응어리는 시어머니가 다 풀어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시어머니는 한때 김수미에게 “이혼해도 굶지 않도록 준비해 놓겠다”며 신사동 건물을 그녀에게 증여할 정도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애틋한 관계는 1998년, 시어머니가 외제차 급발진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비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김수미는 사고 당시의 기억을 자주 떠올리며 “그날 어머니께 연극 포스터를 드리지 않았다면, 그날 어머니가 차를 타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자책을 했다고 전했다.
시어머니를 잃은 후 3년 동안 그녀는 삶의 의욕을 잃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시어머니가 남겨준 사랑은 김수미의 삶을 계속 움직이게 했다.
그녀는 며느리 서효림을 대할 때도 자신이 시어머니에게 받았던 그 사랑과 배려를 똑같이 실천했다. 김수미는 “우리 시어머니가 나를 며느리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봐주셨다. 그래서 나도 우리 며느리를 그렇게 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수미도 생전 서효림 앞으로 집을 증여해 준 바 있다. 누리꾼들은 “그 옛날에 어떻게 저런 시어머니가 존재한 거지”, “김수미 선생님도 받은 만큼 그 사랑을 돌려준 게 정말 멋지다”, “고부 사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남편이 아니라 시어머니랑 결혼 생활을 하셨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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