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놓고 이틀째 인천지역 정치권이 뜨겁다.
유 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탄핵을 일삼아 왔던 무소불위의 민주당과 당대표 1인을 위한 의회 폭주 때문”이라며 탄핵안 가결과 국정 혼란 탓을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돌리는 듯한 글을 올렸다.
유 시장은 “이재명 대표의 국정협의체 구성 제안은 점령군처럼 국정을 접수하겠다는 얘기”라며 “이제부터는 의회 폭거로 오늘의 사태를 야기한 야당과 불법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대표를 심판해야 할 시간”이라고 날선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17일 논평을 내고 “유 시장이 비정상적 국정 운영과 국정 혼란의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고 야당 대표를 저격하는 등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유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박근혜 비서실장으로서 권세를 누려 왔음에도 탄핵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이번에는 윤석열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탄핵 찬성으로 갑자기 입장을 번복했다”며 “보수 세력의 중진으로서 윤석열 정권의 몰락과 보수의 실패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는커녕 정쟁 유발로 야당 당대표 비난에만 몰두하는, 그야말로 치졸함의 극치”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소속 인천시의원 10명도 이날 시청 시장집무실 앞에서 “국정 마비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며 본질을 왜곡하는 유정복 시장의 황당하고 비상적인 발언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계엄은 야당 폭거에 대한 조치였다’는 유 시장의 망언을 생각하면, 유정복 시장은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를 꿈꾸는 시장인지 윤석열이 행복한 초망언도시의 시장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의 집단행동을 정면 비판하며 성명을 발표하는 등 맞불로 응수했다.
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시장집무실 앞에서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운 행위는 분별 없는 행동이었다”고 깎아내리며 “행정부를 방해하는 행동은 시민들에게 용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유 시장의 SNS 글과 관련해서도 “이제는 야당 심판의 시간이라는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를 이재명 대표의 사법처리와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과민한 반응”이라고 반박했다.
정병훈 기자 jbh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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