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산(小山) 박대성의 수묵 풍경은 자연이 주종이다. 그는 수묵의 기품을 화면에 드러내면서도 대담하고 분방하게 화면을 펼치는 것 그리고 다양한 기법, 솔직함, 생략, 필치, 화면구성 요소가 얽매여 있지 않다. 필자가 보는 ‘소산 수묵화’의 특징은 자연과 풍경의 면면을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강조하여 자유자재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그는 추상화라는 언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작가의 기본 정신성을 표현한다. 어쩌면 사의적(寫意的)인 묘사 능력이 뛰어나고 개성이 있다. 다시 말해 그가 만들어낸 현실 넘어와 작가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소산(小山)이다. 이는 굉장히 예술적 감각을 요 하는 부분으로 억지로 될 수 없는 부분이다. 그의 작업은 찐, 전통 수묵화의 현대적 변용이다.
박대성의 작품들은 수묵화의 기존 공식은 아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앞에선 관객들은 자리에 맴돈다. 그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강조한다. 그의 그림 ‘현향’은 시공간 대에도 확실하게 속할 수 없는 애매함이 있다. 뉴욕의 빌딩 숲 같은 웅장함과 드높은 화려한 화면이 특징적이다. 커다란 화면에 토해내어 분출하듯 신나게 그리어진 묘사력과 거리에서 오는 맛들이 두드러진다. 작품 화면을 차지하는 사물들의 등장은 당연한 듯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완고한 대상들에 내재한 임의적 시공간을 폭로한다. 때로는 역동적으로 때로는 어지럽게 보이는 붓 터치는 사물의 의미를 실어 나른다.
소산(小山)은 대형 작품을 유독 잘 그려내고 있다. 한마디로 박대성은 붓질을 많이 한 사람이다. 그가 그려낸 대형 산수화들의 대자연 풍경은 미학의 정수다. 마침내 비경(祕境)의 경지에 오른 소산의 산수에서 생동하는 기운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백이 생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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