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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에 밀리는 韓 애니메이션… “제작·유통 등 획기적인 지원 필요”

조선비즈 조회수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이 주류 문화로 올라섰지만, 국산 작품이 외국 작품 대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애니메이션 업계를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상당 시간 계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 “국산보다 일본·미국산이 재밌어”… 시청자 비율 감소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9일 펴낸 ‘2024 애니메이션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극장판 국산 애니메이션 시청자(10대~60대)는 전체 응답자 1570명 중 10%를 차지했다. 극장에서 개봉한 국산 애니메이션 시청자 비율은 2021년 17.6%, 2022년 12.9%, 2023년 12.7%를 기록하며 점점 감소하고 있다. 반면 외국 애니메이션 시청자 비율은 지난해 54.2%에서 올해 63.6%로 증가하며 최근 4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콘진원은 지난해까지 3~9세 영유아 설문조사 결과를 전체 연령대 수치에 반영했지만, 올해부터는 따로 산정했다. 영유아 응답자의 경우 전체의 21.8%가 국산 애니메이션을, 41.1%가 외국산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고 답했다.

시청자들이 국산 극장 애니메이션을 외면하는 이유는 청소년 및 성인이 시청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응답자들의 43.5%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는 이유로 ‘대부분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서’를 꼽았다. 지난 4월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원작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가 개봉했으나, 시청자는 7만6000명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국산 극장 애니메이션이 ‘외국산보다 재미없다’라는 응답자도 43.4%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개봉한 ‘인사이드아웃 2′는 관객 879만명을 달성했다. 지난 11월 27일 개봉한 모아나 2는 현재 누적 관객 274만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월 개봉한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지구 교향곡’은 관객 10만명을 기록했다. 10월 개봉한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는 관객 8만7000명, 지난 11월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더 무비:유어 넥스트’는 관객 7만1000명을 기록했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네이버웹툰 제공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네이버웹툰 제공

◇ 기존 IP 활용도 높지만… 불확실한 수익성에 투자 유치 난항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웹툰이나 만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수익성이 불확실한 탓에 창작자들은 애니메이션보다는 대중성이 높은 드라마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웹툰 기반 드라마 ‘정년이’ ‘조명가게’ ‘지금 거신 전화는’ 등이 공개됐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컨설팅업체 Pwc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산 애니메이션 사장 규모는 7600만달러로, 글로벌 시장(38억77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자국 콘텐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쿨 재팬 전략’에 따라 만화와 게임 등 자국 콘텐츠 수출을 2033년까지 지금의 4배 이상인 20조엔(약 177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위한 개선안으로는 애니메이션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 확충이 필요하다”라며 “해외 애니메이션처럼 영·유아 외 주소비층인 청소년을 포함한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작품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국회에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발의한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올라온 상태다. 이 법안에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논의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수 의원은 “미국·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세계 시장에서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전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애니메이션 제작 및 유통 환경에 대응한 획기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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