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열대야와 불볕더위로 인해 연일 최대전력수요가 경신됐다. 순간적으로 바늘처럼 치솟는 그래프 모습 때문에 전력피크로도 불리는 최대전력수요는 전력 안정성을 저해하는 위험 요인이다. 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순환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데 막대한 피해로 이어진다.
수요반응자원(DR)은 여러 차례 위기 상황에서 전력수요를 낮추는 첨병 역할을 했다. 현재 DR 시장에 참가하는 자원은 총 4.5GW 안팎으로 이들 자원이 일시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원자력 발전기 4~5기가 동시에 전력을 생산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발전소와 송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이런 효과를 내기 때문에 DR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정부는 DR의 규모,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ICT와 결합한 새로운 DR 상품, 나아가 시장을 열고 더 많은 전력 수요자가 시장에 참가토록 할 방침이다.
DR 시장의 본격 개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신문은 정부, DR서비스사업자, 전력 수요 기업 소속 전문가와 DR의 진화·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DR: 전기 수요자가 전력시장 가격이 높거나 전력 계통 위기 시에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보상받는 제도
[참가자(가나다순)]
△김봉주 GS리테일 시설구매팀장
△김은환 전력거래소 DR시장 팀장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노식 한라시멘트 팀장
△이근홍 수요관리협회 이사(그리드위즈 이사)
△이영기 수요관리협회 회장(아이디알서비스 대표)
△황봉환 전력거래소 전력시장 본부장
△사회=최호 전자신문 차장
◇사회=DR이 전력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에 아시아 최초로 DR 시장을 개설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황봉환 전력거래소 전력시장 본부장= 당시 전력 공급 위주 정책의 한계가 보였고 전력 기반 신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정책 요구도 있었다.
전력수요는 지속해 증가하는데 발전소와 송전선로의 신규 건설 관련 입지 선정, 주민 수용성 등의 문제로 전력 공급 여력 보강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수요관리를 통한 ‘효율적 전력 수급’으로의 정책 전환이 불가피했다.
전력망에 ICT 기술을 융합한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고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요구가 지속 제기됐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발표한 에너지신산업 창출 방안 6대 신산업에 네가 와트 시장, 즉 DR시장이 포함되게 이르렀다.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전력시장에 경쟁을 도입, DR(네가와트)과 발전자원(메가와트)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자 했다. 수요관리사업자가 전기소비 절감량을 기반으로 발전기와 경쟁해 전력시장에 입찰, 낙찰시 감축 정산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사업 모델을 설계했다.
핵심은 전력 산업 관련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경제적 편익이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요관리사업자는 공장, 빌딩 등 DR을 구성하는 참여 고객을 모집하고, 포트폴리오 구성, 전력시장 입찰 대행 등 관리에 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DR시장에 참가하는 전기 소비자는 전기요금을 절감하면서 인센티브를 올릴 수 있다. 고비용 발전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DR으로 대체해 전기요금 인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사회=DR거래시장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DR의 변화, 운영 효과도 설명해 달라.
△황봉환= 2014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DR 시장을 개설했고 초기에 공장 등 대규모 산업체가 참여하는 DR 시장을 도입했다. 처음에는 신뢰성DR과 경제성DR로 시작했다.
이후 대규모 산업체만으로는 DR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어 2019년 12월, 소형 점포, 나아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민DR을, 2020년 11월에는 계통 주파수 안정을 위해 주파수가 일정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부하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FastDR을 시행했다. 이듬해 3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라 전력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해지자 플러스DR도 시작했다.
DR 시행 결과 발전자원과 비교했을 때 용량정산금 절감, 전력량정산금 절감,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는 게 확인됐다.
동일 용량의 발전기를 DR로 대체할 경우 발전기는 365일, 24시간에 대해 용량 정산금을 지급하지만 DR은 평일 낮 동안에 대해서만 용량 정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10년간 연간 평균 1241억원의 용량 정산금 절감 효과를 유발했다.
고비용 발전기를 대체해 SMP를 인하하는 효과도 생긴다. 이는 전력량정산금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지난 10년간 DR로 인한 SMP 인하 효과는 연평균 0.31원/kWh으로 전력 정산금 절감 효과는 490억원에 이른다.
발전기를 가동하는 대신 DR을 활용해 줄어든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평균 12만3242톤가량이다.
무엇보다 DR이 전력 수급 안정에 큰 역할을 한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수요가 높은 동·하계에는 상향예비력이 부족할 경우 신뢰성DR 발령을 통해 수급 비상 단계까지 가는 상황을 막고 있다.
올여름에도 예비력이 6.5G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총 6.7GWh, 평균 1.1GWh의 신뢰성DR을 발령, 108%의 높은 이행률을 기록하며 수급 안정을 유도했다.
수요가 낮아 하향 예비력이 부족한 봄·가을철에는 반대로 플러스DR의 수요증대를 통해 안정적 수급안정을 유지했다. 올해 봄·가을에 공급과잉이 예상될 때 총 10일 동안 7.3GWh의 플러스DR 낙찰을 통해 평균 340MWh의 수요를 증대한 바 있다.
△사회=DR 시장 개설 후 지금까지 운영 성과와 운영상 어려웠던 점이나 개선점은 무엇인가.
△이영기 수요관리협회 회장= 최초 10여개 수요관리사업자, 900㎿ 규모 용량으로 시작된 DR시장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5배가량 성장했다. 대규모 산업체가 주요 고객사로 참여해 현재는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제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5000여개 고객사가 DR 거래 시장에 참가하고있다.
초기에는 단순히 부하 전체를 차단하는 방식이 많았지만 현재는 생산 설비의 조업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나, 필수 시설을 제외한 부가 시설의 전력 사용을 차단하거나, 잠시 부하를 차단해도 공정에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요관리사업자는 전력시장에 DR을 등록, 운영하는 주체다. 업종별, 업체별 천차만별 고객사의 특징을 분석해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최적의 DR을 구성하고 있다.
그간 경과를 보면 2018년 겨울에는 전에 없이 연속적으로 신뢰성DR이 발령돼 DR의 신뢰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했고 이후 DR 제도의 대대적 개편이 이뤄져 현재에 이르렀다.
일선 사업장이 참여하는 분야다 보니 국내외 경기 변화에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로 DR산업도 타격을 받았다.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긴 하지만 5년여가 지난 최근까지도 경기 저하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선 사업장이 많다. 기존 신뢰성DR, 자발적DR과 함께 주파수DR, 플러스DR 등 새로운 DR 프로그램이 전력시장의 요구에 따라 등장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위 국민DR도 2019년 등장해 시장이 획기적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올핸 DR의 진가가 여지없이 발현된 해로 평가하고 싶다. 신뢰성DR이 여름 수급대책기간과 9월 추석 연휴 직후에 3차례 발령됐고 괄목할만한 대응 성과가 나왔다.
또 올해부터 동·하계 전력 수급 비상 대책 기간에 신뢰성시험이 신설돼 지난 1월과 8월 두 차례 수급 대책 기간에 시험 발령이 이뤄졌고 업계가 완벽하게 대응한 바 있다.
아울러 주파수DR도 한 차례 발령, 수초 안에 대응이 이뤄졌고 올해 처음 적용된 육지 플러스 DR도 발령돼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준 500여개 고객사와 수요관리사업자가 이뤄낸 성과다.
DR이 전력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피크 대응, 주파수 대응, 수요 증대 등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입증됐다.
△이근홍 수요관리협회 이사= 예전에는 일선 사업자의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아 답답했다. 최근에는 전력거래소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여러 차례 만들어지고 있어 환영한다. 특히 DR거래시장에 관심을 갖고 업계와 소통하는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에 감사를 표한다.
오늘도 자리를 빌려 업계의 바람을 전달하고자 한다. DR 거래 시장은 전력시장 운영규칙에 기반한다. 제도 변화에 민감하고 위험도 크게 작용한다. 그런데도 해마다 서너 차례 전력시장 규칙 개정이 진행되는데 안정적 DR 사업 영위에 어려움을 준다.
몇 해 전부터는 DR 시장 축소가 예견되는 규칙 개정이 여러 차례 제안됐고 일부 시행돼 DR 시장이 혼란스럽기도 했다. 전력시장 운영 개정은 참여 사업자 모두 과도하게 비용적 관점에서만 판단하지 말고 수급의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수요관리사업자 대부분이 영세 중소기업이다 보니 규칙 개정에 관심을 갖고 충분히 대응할만한 여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 시에 관련 사업자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요관리사업자와 DR 시장에 참가하는 고객사는 사적 계약 관계에 놓여 있다. 즉 갑과 을의 관계다.
규칙 개정에 따라 DR 정산금이나 환경이 달라지면 수요관리사업자는 5000여 개가 넘는 고객사에 바뀐 내용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간혹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누군가는 원치 않게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DR의 특수성을 감안해 개정한 규칙 시행에 앞서 수요관리사업자와 고객사 간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DR 사업은 안정적 전력 수급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일반 발전기와 같이 100%의 신뢰도를 전력시장에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요관리사업자는 매년 수많은 고객사의 감축 가능한 용량과 시간대, 감축 방법 등 다양한 요인과 패턴을 분석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DR을 구성한다. 이는 수요관리사업자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그 하위 시행령, 시행규칙에 따르면 간단한 인력 조건과 보호조치 계획을 갖출 경우 누구나 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돼 있다. 반드시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DR 시장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간 신뢰성 제고와 정산금을 조정하는 개선이 이뤄졌지만 정작 지난 10년동안 달라진 우리나라 산업계의 현실을 제도에 반영하는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전기사용량오차(RRMSE) 기준 등은 도입 초기 그대로인 반면에 산업용 전기요금이나 인건비 등은 올랐다. 기업의 생산 패턴도 달라졌다. 10년 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전력 시장 전체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실계통 송전 제약 반영, 실시간시장 도입 등 전체 전력시장의 구도가 달라지고 있음에 따라 우리 DR 시장도 그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
그동안 신뢰성DR과 자발적DR을 중심으로 주파수DR, 플러스DR 등 보조서비스에서도 DR 프로그램이 등장했듯이 향후 전력시장에서도 DR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 현장에서 실제로 전력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참여 고객의 관점에서 어려움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노식 한라시멘트 팀장= 한라시멘트는 수요감축 요청을 받으면 주요 생산설비인 크러셔(Crusher, 석회석 채광 조쇄공정), 로우밀(Raw Mill, 원료혼합 및 분쇄공정), 소성로(Kiln, 원료가열/Clinker생산), 시멘트밀(Cement Mill, 완성공정) 가동을 중단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운전 스케줄 조정을 통해 정전에 준하는 수준까지 감축을 이행한다.
실시간으로 전력 부하를 모니터링하고 유관 부서와 협업해 원활한 감축 이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상시 감축을 이행할 수 있도록 수요관리사업자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전력수급현황 공유, 조업 스케줄 일정 관리, 고객기준부하(CBL)관리 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DR 정산금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 전기요금이 인상된 상황에서도 DR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익금은 노력 대비 정체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자발적DR 낙찰률도 낮아져 수익이 줄었고 CBL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불황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과 수익 저하의 이중고를 겪지 않도록 현장 의견을 참고하시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김봉주 GS리테일 시설구매팀장= GS25에 도입한 스마트에너지관리시스템(Smart Energy Management System)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편의점에 있는 전기 장비, 기기에 접목한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통해 전국 GS25 매장의 전력량을 실시간 확인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원격으로 일괄 관리하고 있다.
전력거래소가 전력 사용량이 높은 특정 시간대에 전력 절감을 요청하는 국민DR을 발령하면 GS25매장 내 SEMS가 이를 즉시 감지하고 매장의 냉·난방기 등을 자동 조절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수요감축에 참여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전기요금 절감 및 제어를 위해 2016년부터 SEMS 보급에 투자해 왔다. 올해 본격적으로 참여한 국민DR을 AutoDR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 투자와 시스템 운영 때문이다.
올해 1만2000여개 점포에 SEMS가 설치됐는데 이를 통해 전체 DR발령의 14%를 GS25가 책임졌다.
사업자가 DR에 참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업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투자할 수 없다. 그런데 현재 DR사업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 그런데도 DR에 참여하는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안점을 둔 결과다.
DR 인센티브를 확대하지 않으면 앞으로 시장 확대는 어려워질 수 있다. DR을 활동을 ESG경영실적 등으로 인정받는 제도 등도 같이 개발해야 한다.
다양한 에너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SEMS의 활용을 독려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지원이 지속되면 좋겠다.
△사회=DR시장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김은환 전력거래소 DR시장 팀장 = 먼저 유연성 자원으로서 DR의 역할을 강화한다. 설비예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신재생 전원이 확대됨에 따라 전원구성이 변화하며 전력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DR의 역할과 기능이 변화하고 있다. 전력시장은 신재생전원의 간헐성과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으로서의 DR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DR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DR이 전력시장의 대표 보조서비스 상품인 주파수 조정이나 1차 예비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수요를 빠르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실시간 수요조정 관점에서 기존 수동 반응 방식의 대규모 산업용 참여 고객 중심의 DR보다는 주택용, 상업용 등 소규모 참여고객을 다수로 한 자동반을 방식의 DR 개발이 필요하다.
거래소는 LH와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국민DR 발령 시 IoT 스마트 조명의 조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에어컨, TV와 같은 가전기기의 전원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AutoDR 실증사업을 시행, 자동반응 방식의 효과를 확인했다. 신축 공동주택이나 편의점 등 상업시설에 이를 확대 적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충전기의 활용도 강화한다. 전기차 충전기를 국민DR과 플러스DR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전기차 충전기의 국민DR과 플러스DR 가입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나, 기존의 충전기 이용 자제 요청 등의 수동 참여방식으로는 참여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스마트충전 방식(V1G) 개발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올 여름철 수급 대책 기간에 전기차 스마트충전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1만7000대대의 전기차 충전기가 참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의 전력 소비 감축 효과를 확인했다.
향후 전기차 충전기 특성에 맞게 감축량을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플러스DR까지 확대 적용해 나아갈 계획이다.
△김진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경직성 전원 확대와 같은 전력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실시간·예비력 시장과 양방향 수요입찰 등 국내 차기 전력시장 도입계획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국내외 상황을 반영해 국내 DR시장 개편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향후 체계적 DR시장 개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경직성 전원 비중이 높아지는 국내 전력시장에 적합한 DR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전통적 계통 최대수요 절감 목적의 DR의 역할은 지속될 것이나 계통 유연성 대응을 위한 DR 역할이 향후 새롭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향후 국내 DR시장의 제도별 추진체계와 기관별 역할을 재설계해야 한다.
두 번째로 계통 유연성 확보를 위한 DR시장 개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뢰성 DR, 경제성/플러스DR, 보조서비스 DR 간 적정 보상체계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향후 국내 보조 서비스 시장 도입 계획을 고려한 현행 주파수DR 제도개편 및 신규 유연 DR시장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단기 계통 운영에서 DR의 예비력 실효 용량에 대한 평가와 반영 방안도 마련이 시급하다.
참여 기업의 기술 성숙도도 높여야 한다. 주파수DR을 제외하면 응답시간이 10년전과 다를 게 없다. 예비력 시장이 생기고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질 텐데 이에 맞춰 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이 요구된다. 전기차, ESS 등 새로운 자원과 전통 자원을 융합하는 등 혁신 기술의 포트폴리오를 잘 수립해야 한다.
세 번째로 차기 전력시장 변화에 따른 DR시장 개편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현행 하루 DR시장 이외 실시간 DR 시장에 대한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발전사 가격입찰, 양방향 입찰시장 도입 및 판매사업자(한전)의 소매 DR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도매시장 경제성/플러스DR 제도 개편 방안과 사업자 간 역할 정립, 그리고 효율성 평가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한전이 판매를 개방하면 다양한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와 소매 시장의 DR이 주요한 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럴 경우 도소매 시장의 DR이 달리 운영된다. 예를 들어 거래소는 계통 안정성을 추구하고 판매사업자는 경제성 사업성 도움이 되는 DR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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