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을 겪는 청소년이 열에 하나일 정도로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 됐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오전 10시 중구 세종대로 본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청소년 마음 건강 업무협약’을 맺으며 이렇게 강조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정신적인 문제는 개인을 넘어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 현상으로 청소년 마음건강사업은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외로움 없는 서울’ 종합대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교육청이 협력해 예방부터 발굴, 치료 회복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청소년들에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모두 함께한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교육감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한 성장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협약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는 서울 청소년들이 학교나 동네 등 원하는 곳에서 언제든지 마음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통합지원체계가 구축된다. 앞으로 2년간 관련 사업에 202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협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울감, 자살 시도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낙인감 때문에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않는 청소년들의 마음건강을 한층 세심하게 챙기기 위한 것이다.
실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4%에 불과한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먼저 상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야간·주말에만 운영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2026년까지 상시상담으로 확대하면서 전문상담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동네에서 편한 시간에 이용하는 ‘마음상담소’는 현재 9개 자치구 11개소에서 2026년까지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상담비도 지원한다.
청소년상담전화(☎ 1388)에는 1인 상담 책임제를 도입해 개인별로 초기 상담부터 회복될 때까지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학교에는 불안·우울 등 관심군 청소년을 빨리 돕기 위해 ‘원스톱 상담시스템’을 갖춘다. 전문가가 직접 학교를 방문해 관심군 학생의 심층평가와 상담부터 학부모 상담과 치료기관 연계까지 지원한다.
교내 자살이나 자해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한다. 중구 소월로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 학교위기대응 전담팀을 신설하고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위기지원단을 운영해 학교 위기상황 때 긴밀하게 협력한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고품질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현재 서울 초·중·고 1329개교 중 75.8%(1007개교)에 있는 상담교사를 2030년까지 모든 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친구관계나 진로 등 다양한 고민을 전문상담교사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소통 및 상담 공간 ‘위(Wee) 클래스’도 모두 설치한다.
서울시는 ‘청소년 상담인력 직무재교육훈련시스템’을 개발해 학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돕는다.
나아가 정부 중앙부처, 관계기관과 ‘서울시 청소년 마음건강정책 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청소년 마음건강 전문가로 자문단을 운영해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김현정 기자 hyun9593@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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