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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생캐 만난 정채연 “‘조립식 가족’으로 작품상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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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보고만 있어도 절로 기분 좋아지고 미소 짓게 된다. 정채연은 ‘조립식 가족’의 윤주원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특히 평소 탠션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는 정채연은 긍정적이고 강인한 기운으로 똘똘 뭉친 윤주원을 만나실제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미소지었다.

 

지난달 27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중국드라마 ‘이가인지명’을 원작으로 한다. JTBC는 수요일만 2회가 방영되는 파격적인 편성을 시도, 시청률보다 화제성과 글로벌 인기를 동시에 이끌었다. 특히 11월 3주차에는 출연자 화제성(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했다. 해외 OTT인 Viu를 통해 공개된 후 인도네이사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기, 방영 6주차에는 140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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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조립식 가족’ 윤주원 역 정채연/BH엔터테인먼트

정채연은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아빠 윤정재(최원영 분)에게 사랑 받고 자란 윤주원을 연기했다. 한 부모 가정이지만 윤주원은 그 누구보다 밝고 씩씩하게 자랐다. 그는 김산하(황인엽 분), 강해준(배현성 분)을 만나 진짜 가족처럼 의지하고 살아간다.

아이돌 그룹 데뷔 시절부터 ‘비주얼 센터’를 자랑해 온 정채연은 밝고 긍정적이면서 씩씩한 윤주원으로 인생캐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어느 때보다 드라마를 잘 보고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뿌듯했다. 제 친구들이 우연히 들은 제 칭찬도 전해줬다. 이렇게 현장에서 뭘 하고 놀지? 라는 생각을 갖게 한 캐릭터는 처음이다. 그게 가능했던 게 주원이가 뭘 해도 오빠들이 받아주고, 아빠들이 받아주셨다. 그래서 뭘 해도 사랑스럽게, 더 빛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실제 만난 정채연은 차분한 이미지가 강했다. ‘조립식 가족’ 윤주원과는 분위 기가 많이 달랐다. 이전 작품에서 철 없는 공주의 모습을 그린 것과 달리, 주원은 항상 하이텐션이 기본 베이스였다. 시작은 두려웠다. “2년 전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 노란 드레스를 입고 나갔다. 그걸 감독니밍 보셨더라. 저한테 주원이의 에너지를 보셨다고 하더라.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모습 외의 모습을 보셨다고 하더라. 윤주원은 마냥 해맑고 사랑스럽다. 거의 기복이 없다. 아침 7시에도 그 텐션이 나와야 해서 비축했다가 터뜨리기도 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정말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다면 어쩌나라는 걱정도 있었다. 대본 자체로도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 저만의 주원이는 사랑스러움과 밝음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제가 평소 3-4의 텐션을 유지했다면, 주원이를 연기한 후에는 기본 5-6으로 올라간 상태다. 이전보다 많이 밝아졌다. 무엇보다 두려움이 컸다 보니 만족감도 큰 것 같다(미소).”

한 부모 가정임에도 누구보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윤주원이 온전하게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받은 김산하, 강해준을 만나 제목 그대로 ‘조립식 가족’이 완성됐다. 성은 달라도 어느 가족 못지 않은 끈끈함을 보여준다. 이에 드라마는 삼총사의 아름답고 눈부신 청춘을 담아내며 청량감을 유지했다. 정채연은 “경주 감포라는 동네와 사천 등에서 많이 찍었다. 미술 감독님의 디테일함이 드라마를 더 예쁘게 만들어주셨다. 버스 광고판까지도 디테일을 살려주셨다”며 감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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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조립식 가족’ 스틸/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삼총사로 함께한 황인엽, 배현성과는 ‘조립식 가족’을 통해 처음 만났다. 연출을 맡은 김승호 감독은 세 사람이 친해질 수 있게 촬영 전부터 대본리딩 기회를 만들어줬다. “저희 모두 I(내향인) 성향이다. 친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서로가 조심스러워하다가 어느 순간 속도가 비슷해지면서 확 친해졌다. 마지막 촬영날은 셋이 안고 울었다. 우리 작품의 마지막 촬영을 맨 마지막에 찍었다. 셋이 찍으려고 하면 눈물이 계속 맺혔다. 제가 오빠가 없어서인지 오빠에 대한 환상이 있다. 두 사람 다 제가 뭔가 하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 오케이였다. 인엽오빠는 ‘가자’고 바로 하고, 현성이는 둘째 오빠처럼 묵묵히 챙겨줬다.”

극 중 엄마를 챙기기 위해 서울로 떠나야 하는 김산하, 농구선수의 꿈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강해준은 윤주원과 두 아빠와 이별한다. 자연스럽게 촬영 내내 윤주원으로 살아온 정채연은 이별 씬이 찍기 싫었을 정도로 녹아들었다. “오빠들이 떠났을 때가 주원의 감정선이 가장 크게 변화하는 부분이다. 대본은 후반부에 나왔다. 정말 이 씬은 찍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 다 같이 찍다가 물리적으로 멀어지기만 해도 괜히 서운하더라. 그래서 실제로 슬펐다. 애써 밥을 먹어보려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빈 자리가 느껴지니 실제로 서럽더라.”

그런 주원의 곁에는 아빠와 엄마의 역할을 모두 해주는 든든한 아빠와 김산하의 아빠 김대욱(최무성 분)이 늘 함께였다. 정채연은 “선배님들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셨다. 다 같이 식사하는 씬이 많았다. 고민이 되는 씬이 있으면 두 선배님께서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셨다. 너무 헤매일 때는 가끔 조언을 해주시기도 했다. 그럴 때면 우물 안에 있던 게 톡 올라왔다(미소).”

식사 씬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맨 처음에는 식탁 씬이 어색했다. 근데 한 두번 먹기 시작하니까 자연스러워졌다. 오늘은 무슨 반찬인가. 서로 챙겨주는 것도 익숙해졌다. 주원이는 많이 먹는 캐릭터다. 한번은 식사 씬을 몰아서 찍던 중에 제가 탈이 난 적이 있다. 그 다음부터는 촬영 컷을 하면 모두 이구동성으로 ‘뱉어!’를 외치셨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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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조립식 가족’ 윤주원 역 정채연/BH엔터테인먼트

꼭 혈연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가족 형태를 그려내며 누구보다 끈끈한 모습을 담아온 ‘조립식 가족’은 타지로 떠났던 산하와 해준이 돌아오면서 변곡점을 맞는다. 특히 친남매 같았던 산하와 주원의 로맨스는 호불호가 갈렸다. 정채연 역시 이에 공감했다. “저도 가족 이야기가 좋았던 입장에서 가족이 아닌 로맨스에 초점이 맞는게 처음에 잘 이해되지 않았다. 너무 갑작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원이가 너무 한 회만에 산하와 사랑에 빠지는 게 맞냐는 의문도 가졌다. 근데 주원이 입장으로 생각하면 몰랐던 것을 늦게 깨달은 것이다. 사랑인줄 모르고 마냥 내 옆에 있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산하가 고백하기 전까지는 생각조차 못한다. 그래서 주원이가 못 알아 듣는다는 느낌을 줬다가 이해를 돕기 위해 ‘나만 모르는 설렘이야’라는 설정을 주려고 노력했다.”

정채연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을 쌓은 단짝 박달을 연기한 배우 서지혜와도 찐케미를 선보였다. 그는 “지혜언니는 애드리브에 리액션을 잘 해준다. 예기치 못하게 감독님이 컷을 늦게 할 때가 있다. 저의 모든 리액션을 다 받아줬다. 한번은 촬영 중간에 둘 다 밥대신 근처 애견 카페에서 티타임이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원을 짝사랑해 온 이준호는 ‘슈룹’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윤상현이 연기했다. 정채연은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신인이지만 너무 잘한다. 그렇게까지 코믹한 캐릭터였나 싶을 정도로 잘해서 저희도 가끔 구경을 했을 정도다. 데이트하면서 떡볶이 먹는 씬도 너무 웃기게 먹어서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모두가 맨날 웃참하게 만들었던 정말 대단한 친구다”고 칭찬했다.

사실 ‘조립식 가족’은 8화까지 교복입은 학창시절의 삼총사를 담아내며 그 어떤 드라마보다 청량미를 자랑했다. 하지만 눈부신 청춘들을 항상 아프게 만드는 존재는 ‘엄마’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매번 웃으면서 울어야 했다. 김산하의 엄마 권정희를 연기한 김혜은과 해준의 엄마 강서현으로 분한 백은혜가 없었다면 드라마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정채연은 두 선배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혜은 선배님과 백은혜 선배님은 실제로도 너무 사랑스러운 분들이다. 정말 애교도 많다. 특히 김혜은 선배님은 아역 배우들과 영상 통화를 하는데도 정말 따뜻하고 사랑이 많은 분인데 너무 힘들었겠다. 생각이 들어 감사했다. 제가 생각한 정희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슬픈 인물인 것 같다. 아이를 잃은 상처가 너무 크다. 사한에 대한 사랑이 변질됐다고는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겠더라. 김은혜 선배님의 에너지는 굉장하다. 저도 그렇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과 존경심이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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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조립식 가족’ 윤주원 역 정채연/BH엔터테인먼트

2015년 웹드라마 ‘달콤한 유혹’에 출연, 2016년 드라마 ‘혼술남녀’를 통해 걸그룹보다 배우로 먼저 데뷔한 정채연은 올해 데뷔한 지 8년차를 맞았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조립식 가족’은 남다른 애정이 느껴진다. 그는 ‘조립식 가족’을 청춘이라 표현했다. “‘내 청춘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정도다. 다시 고등학교를 살아봐서일 수도 있지만, 뜨거웠고 치열했고 즐거웠고 행복했고,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아팠고 슬펐고 너무 청춘이라고 느껴졌다.”

JTBC에는 시상식이 없지만, 연말에 상을 받는다면 ‘작품상’을 받고 싶다. “최근에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많은 분들이 함께 고생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푸드 팀, 미술 팀, 소품 팀, 카메라 팀, 조명 팀 등등 제가 하하나하 같이 찍은 사진들이 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호흡해주셨더라. 이분들께 감사해서 모두 나눠받을 수 있은 ‘작품상’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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