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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권영세?…윤 정권서 5번째 비대위 ‘구원투수’는 [정국 기상대]

데일리안 조회수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 사퇴…비대위 구성 앞둬

위원장 요건 ‘위기 수습’ ‘비전 제시’ ‘대야 공격력’

탄핵 정국 조기 대선 가능성에 ‘관리형’ 구성 전망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권한대행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체제’ 붕괴로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다섯 번째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됐다. 당 안팎의 최대 관심은 누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의 구원투수가 되느냐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 수습과 내부 화합이 필요한 만큼 당을 잘 아는 당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엔 이견은 크게 없는 분위기다. 다만 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히 검토 후 비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전환 절차와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군 등을 논의했다. 한동훈 지도부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출범 146일 만인 이날 공식 퇴장한 데 따른 것이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당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제 비대위 구성으로 당 수습에 나서야 한다”며 “당내 혼란을 막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비대위는 국민의힘이 2020년 9월 출범한 이후 여섯 번째,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다섯 번째 비대위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권 대행이 임명한다.

권 대행은 의총에서 비대위원장 요건으로 △위기 상황 수습 △비전 제시 △대야 관계에서의 공격력 등이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물은 거론되지 않았으며, 오는 18일 의총을 다시 열어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의총에서 비대위원장을 누가 해야 된다고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며 “대체로 현역, 다선 의원 쪽에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얘기들이 많이 있긴 한데 아직 결론 난 것도 아니고 그냥 원론적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오늘 구체적으로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거론된 건 아니다”라며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총에 앞서 이날 오전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모여 당내 인사가 위원장을 맡는 비대위를 조속히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대출 의원은 중진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만큼 비대위를 조속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위해 당을 잘 이끌 수 있는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적격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비대위원장 후보군이다. 당 일각에서는 원외이자 정치 신인인 한 대표의 경험 부족이 당정 간 잡음을 일으켰다며, 정치·소통 경험이 많은 원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당내 중진인 주호영·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이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른다. 이중 권 의원은 이날 의총을 마친 뒤 비대위원장직을 제안받을 경우 수락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없었는데 어떻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상하다”며 “나는 이미 여러 번 차출됐었다”고 답했다.

인지도가 높고 당도 잘 알면서, 비교적 탄핵 사태와 거리가 먼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해당된다.

비대위의 성격도 관건이다. 통상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 선출에 집중하는 ‘관리형 비대위’와 당 체질 개선에 중점을 둔 ‘혁신형 비대위’로 구분된다. 7·23 전당대회까지 전대 룰을 설정하고, 관리한 ‘황우여 비대위’가 전자라면, 2020년 6월부터 약 10개월 간 당명은 물론 당헌 및 정강·정책까지 개정한 ‘김종인 비대위’가 후자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비대위는 탄핵 정국에서 출범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비대위 체제에서 조기 대선도 치를 수 있다. 이에 비대위 역할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준비보단 대선 경선 및 본선 관리에 치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비대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인사들보다는 당내 중진 의원들이 맡는 게 합리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갈등과 분열을 보일 수 있는 걸 최대한 자제하자는 게 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다고 친다면 그런 것까지 다 관리를 할 수 있는 비대위여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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