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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접수 나선 친윤 ‘역풍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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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며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며 권성동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수장인 한 대표가 직을 내려놓아 계파의 구심점을 잃게 됐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한 친윤(친윤석열)계 인사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당권 장악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동훈, ‘탄핵 가결 책임론’에 당 대표 축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의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 표결에 나서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윤계를 비롯해 당내 다수 의원은 ‘탄핵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보수정당 전체의 가세가 기울었가 때문에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은 있어선 안 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초선과 비례대표 의원 등으로 이뤄진 소수 친한계 의원들의 ‘탄핵 찬성’ 의견은 당론으로 반영되지 못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탄핵 부결’을 당론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런 당론에도 불구하고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찬성 이탈표가 최소 총 12표에 달했다.

탄핵 가결 직후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탄핵 찬성’에 표결한 의원들에 대한 격앙된 비난이 오갔다. “배신자”, “탄핵 부역자”라며 이탈표를 던진 의원을 색출하자는 주장과 더불어 이들에게 “탈당하라”는 말까지 오고 갔다고 전해졌다. 

이런 비난 속에 ‘한 대표를 의총장에 데려오라’는 요구를 받은 박정하 비서실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 또 친한계로 꼽힌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최고위원까지 총 5인이 사퇴했다. 한 대표의 사퇴 선언은 사실상 자진 사퇴보다는 당내 반발로 인해 축출된 모양새다.

이런 기류는 이미 추경호 전 원내대표 이후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됐을 때부터 감지됐다. 친윤계 의원들은 민심은 탄핵을 원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당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탄핵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탄핵 부결’ 당론이 유지된 것은 한 대표 축출을 위한 친윤계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부총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굳이 부결 당론을 유지한 것은 한 대표를 축출하기 위한 카드로 일부러 남겨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논의에 대해 제보도 받은 바 있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지난 2022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당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으로부터 꽃을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지난 2022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당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으로부터 꽃을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 친윤계 권영세 거론

이날 한 대표의 사퇴로 권성동 원내대표는 선출된 지 5일 만에 당 대표를 대신할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현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할 권한이 있다. 사실상 당권은 친윤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했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임명에 대해 “오늘 당 대표가 사임하셔서 의원들이 숙고해서 어떤 것이 당의 위기 수습과 발전을 위해 도움되는 것인지 생각해 본 후 수요일쯤 의총을 열어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권한대행은 “구체적으로 거론된 인물은 없다. 다만 어떤 조건, 평판, 능력을 갖춘 분이 와야 된다 정도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요일 의총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이 확정되냐’는 물음에 “당내인사, 당외인사, 현역 의원, 원외 등 좀 더 구체적으로 의원들이 말씀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현역 의원인 권영세 의원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시사위크와 만나 “권 의원도 비대위원장 의사가 있는 것 같다”며 “선출직만 아니면 뭐든지 하겠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한 번도 당 대표를 못 해보셨으니 비대위원장이라도 하면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장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진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이번에 선임될 비대위원장이 대선 관리까지 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권 의원이 서울에서 5선까지 하신 분”이라며 “선거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분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상계엄으로 당의 위기가 촉발된 가운데 친윤계가 당권을 다시 잡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친윤 중에 찐윤이고 비대위원장을 인수위 때 부위원장, 통일부 장관까지 한 그런 사람을 시키는 게 과연 민심의 눈치를 보는 것이냐”며 “그냥 자신들의 기득권과 유산을 서로 차지하겠다는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런 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더 많은 실망을 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시사위크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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