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일에게 스위퍼가 있다면, 올러에겐 슬러브가 있다.
KIA 타이거즈가 16일 계약한 외국인투수 아담 올러(30)는 지난달 미국 휴스턴 매체 KPRC의 이리 알렉산더 기자발 오보 소동으로 유명해진 선수다. 올러는 당시 해당 보도를 자신의 X에 게재했다. 이것으로 올러가 KIA에 오고 싶어하는 마음은 완벽히 확인됐다.
단, KIA는 당시 올러에게 계약조건을 주지도 않은 상태였다. 아시아야구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정식계약을 추진한 끝에 실제로 KIA의 새 식구가 됐다. 1994년생 올러는 201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지명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화려하지 않다. 2022년과 2023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202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총 36경기에 등판했다. 5승13패 평균자책점 6.54다.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48경기서 41승28패 평균자책점 4.57, 579이닝 동안 605탈삼진을 잡았다. 선발등판은 93경기. 올 시즌 마이애미에서 8경기서 모두 선발 등판해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왜 KIA가 올러에게 신규 외국인선수 상한선(100만달러)을 꽉 채웠는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스탯캐스트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올해 포심 평균구속이 93.7마일(150.8km)이었다. 최고 152~153km가 가능하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게 슬러브다. 평균 85.5마일(약 138km), 구사율도 25.8%였다. 포심 피안타율이 0.314였는데 슬러브 피안타율은 단 0.136이었다. 작년 0.263에서 확연히 향상됐다. 헛스윙률은 무려 32.9%. 구종가치는 무려 4.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은, 중간지점의 공이라고 보면 된다. 커브보다 빠른데 커브의 움직임이 아닌 슬라이더처럼 좌우 움직임이 있다. 이게 KBO리그 타자들에게 꽤 통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생소한 구종이기도 하고, 타이밍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여기에 커브도 즐겨 던진다.
포심의 경우 피안타율 0.314로 높긴 했다. 그러나 KBO리그 타자들에겐 다르게 다가설 수 있다. 수평무브먼트가 메이저리그 평균 대비 4.9인치나 좋았다. 종합하면 스위퍼는 아니더라도 좌우로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지며, 다양한 공으로 구속 조절도 가능하다. 물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올해 땅볼/뜬공은 마이너리그에선 1.32였으나 메이저리그에선 0.69.
네일은 긴 이닝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5~6이닝을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올러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딱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만 수립했다. 트리플A에서도 비슷했다. 결국 불펜들이 도와주고, 특히 내야수들이 도움을 많이 줘야 한다. 올해 네일이 등판할 때 유독 실책이 잦았던 건 스핀이 많은 공을 던지니 땅볼도 내야수들에게 불규칙하게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러가 네일, 양현종과 함께 KIA의 V13을 위한 강력한 조각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세부지표는 충분히 인상적으로 해석된다. 100만달러를 그냥 받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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