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최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16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친형도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자”라고 밝힌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조치까지 예고한 가운데, 김 의원은 오히려 자신을 허위사실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라고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친형 관련 발언에 대해 허위 주장이라며 공개사과를 요구받았다고 알리면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개인 자격으로 3일 내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라”며, “의원직을 걸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은 자신의 친형도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자’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과 같은 주장을 했던 차명진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고, 이같은 주장에 대하여 사법부가 허위임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공보국은 “김 전 의원은 법조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판결도 무시한 채 허위 주장을 펼친 것”이라며 “김웅 전 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해당 발언의 진위여부를 상세히 설명하며, 민주당의 법적대응 경고에 오히려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전 의원은 “2018년 6월 KBS 초청 2018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런 일 없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허위라고 고발돼 경찰과 검찰이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사건에 대해 수사를 했다. 수사 결과 이재명의 발언은 거짓말로 밝혀졌고, 이재명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됐다”면서 “즉, 경찰과 검찰은 이재명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이 사건은 1심에서 무죄,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됐다. 그리고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됐다”며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민주당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대법원은 ‘이재명이 정신병원 강제입원 절차 진행에 관여한 사실과 강제입원을 독촉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토론회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고, 이 거짓말을 처벌하면 후보들이 토론회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될 우려가 있어서 무죄로 한다는 내용이다. 즉, 거짓말한 것은 맞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희대의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웅 전 의원은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유죄 취지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권순일 대법관이 이를 뒤집었다는 내용도 있을 정도로 서초동 법조계에서는 이른바 ‘권순일 판결’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대장동 비리의 공범인 김만배가 권순일을 보기 위해 8번이나 대법원을 찾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즉, 대법원 판결에 의하더라도 이재명이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 것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글에서 김웅 전 의원은 자신에게 민주당이 공개사과 요구 및 불응시 법적 대응 시사한 것에 대해 “그런데 민주당은 이 대법원 판결은 쏙 빼고 그 이전에 벌어진 차명진 의원 소송 건만 언급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후안무치의 전형이다. 이 판결로 이재명이 거짓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에 차명진 전 의원이 재심을 청구했으나 이 판결을 안 날로부터 3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제소 기간 경과를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제 말이 허위라면, 당시 대법관들도 모두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연결고리를 잇따라 걸어 꼬집었다.
김웅 전 의원은 3가지 제안을 이재명 대표에게 던졌다. 그는 “첫째, 3일 이내에 저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시라”며 “비겁하게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안 된다. 그 기간 동안 고소하지 않으면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또 “둘째, 반드시 이재명 개인 자격으로 고소하시라”며 “비겁하게 민주당 이름으로 고소하지 마시라. 이재명이 직접 고소해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민주당 이름으로 고소하면, 무고죄 처벌이 두려워 꽁지 빼는 것으로 알겠다”고 시쳇말로 ‘법꾸라지’ 고소를 하지말라고 했다. 아울러 “셋째, 제가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유죄 선고되면 저는 변호사 자격을 반납하겠다”면서 “대신 무혐의나 무죄 선고되면 이재명 대표는 의원직 사퇴하시라”고 요구했다.
글 말미에서 김웅 전 의원은 “기대하겠다. 이 정도도 못 할 거면 저런 헛소리는 그만 하시라”며 “이재명 대표의 고소로, 고 이재선 씨(이재명 대표 친형)가 왜 성남시 모라토리움이 거짓이라고 했는지, 이재명 대표 별명이 왜 ‘찢’인지, 조카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다 까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송사 과정에서 짚어야 하는 요소들을 언급했다. 이어 네티즌들에게 “이 게시물을 보시는 분들은 ‘이재명 정신병원’ ‘형수통화’ ‘어른아니에요’ 꼭 검색해보시고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해당 사건 관련 키워드를 언급하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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