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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개정안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두고 “기술적 덧붙이기 불과” 비판…민주당, 상법 개정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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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당초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에 대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한 가운데 비상 계엄 사태 후폭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하면서 여야 힘겨루기가 이어져 왔는데 최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일시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한 가운데, 앞으로 험난한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장사가 계열사 간 합병·분할 등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기업 이사회가 주주 피해를 방치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유출을 막으려면 기업 이사회가 일반주주를 충분히 보호한다고 신뢰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관련 규제는 2020년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을 계기로 어느 정도 도입됐다”며 “그런데 4년 만에 상법 개정이 다시 논의되는 것을 두고 경제계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을 거론하며 “국익 관점에서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 경제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근에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됐다. 특히, 기업 합병이나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피해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며, 이를 막기 위한 취지로 상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물적분할 사례는 소액주주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16일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LG화학의 경우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 반대에도 2020년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 후 상장했다. LG화학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배터리 사업부가 자회사로 분리됨에 따라 LG화학의 기업 가치는 감소했다. LG 화학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났고, 일반주주들의 피해가 불거졌다.

실제로 2020년 공시 전 LG화학의 주가는 80만원대로 사상 최고를 달성했지만 물적분할 공시직후 주가가 몇 주간 하락했고, 현재 주가는 20만원대를 기록 중 이다.

여기에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에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두산밥캣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안이 이래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정부 및 국민의힘은 일반주주 이익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이다.

당초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거론됐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핀셋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또는 보호 의무를 ‘대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일 재계 반발이 극심한 상법 개정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정부 결정을 놓고 “상장회사 합병과 물적분할·재상장 제도만 개선하는 기술적인 덧붙이기만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무너진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논평을 내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상법상 주주 충실의무 또는 보호의무를 ‘대신’하려는 것은 상법 개정 논의가 왜 나왔으며 그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 퍼블릭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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