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달러 괴물” 테슬라의 반격
유럽 노리는 초저가 전기차 ‘모델 Q’ 출격
“테슬라가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독주를 더 이상 지켜보지만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3만 달러 미만의 초저가 전기차 ‘모델 Q’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를 받으면 2만9999달러(약 43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이 차는 테슬라가 지금까지 내놓은 차량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번 모델 Q는 테슬라의 전략이 대폭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다. 4미터가 채 되지 않는 소형 해치백 디자인을 채택했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했다.
모델 Q는 1회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어 실용성도 갖췄고, 특히 해치백이라는 차체 형태는 테슬라가 유럽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 상반기에 저가형 차량을 내놓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테슬라의 모델 Q는 유럽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BYD의 ‘돌핀’과 독일 폭스바겐의 ‘ID.3’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7500달러를 받으면 실구매가는 2만9999달러로 떨어진다. 세액공제가 폐지되더라도 3만7499달러(약 5370만원)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의 현재 보급형 모델인 ‘모델 3’의 최저가(4만4130달러)보다 6000달러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이미 독일 베를린 근교에 연간 생산능력 50만대 규모의 ‘기가 팩토리 베를린’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치백 차종이 선호되는 유럽의 좁은 도로 특성을 고려할 때, 모델 Q는 유럽 소비자들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모델 Q는 한국의 기아 EV3와도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 5월 EV3 출시 시점에 “글로벌 시장에서 3만5000달러에서 5만달러를 적정 가격대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모델 Q의 가격대와 정확히 겹치는 구간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의 이번 행보가 최근 급부상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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