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동훈(친한)계 의원 일부가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투표를 앞두고 반대에서 찬성으로 마음이 돌변하면서 탄핵이 가결됐다고 국민의힘 내부는 의심하고 있다. 당내에선 “한동훈 대표가 (막판) 추동한 탓에 탄핵이 가결됐다”며 한 대표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탄핵 표결 전날(13일)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선 부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7명(김상욱·김예지·김재섭·안철수·조경태·진종오·한지아) 의원 중 진종오 최고위원과 한지아 수석대변인이 찬성 아닌 기권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 비공개 의총에선 “고동진·김건·김소희·김재섭·안상훈 의원 등 친한계 초선 5명만 찬성으로 파악됐다”고 당 관계자가 매체에 전했다. 서범수 사무총장과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 등도 기권하겠다고 했다. “이탈표가 상당할 것”이라는 세간의 분석과는 기류가 달랐던 것이다.
이에 원내지도부는 찬성표가 9표 전후일 것이라 보고 이들의 마음을 돌리려 개별적으로 접촉했다. 2명만 마음을 바꿔도 탄핵이 부결될 거란 계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탄핵안은 찬성 204표로 가결됐다. 재적의원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야당 의원 192명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여당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었다. 공개적으로 찬성한 5명(진종오·한지아 제외) 외에도 7명이 더 찬성한 셈이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탄핵안 통과 직후 의원총회 분위기는 살벌했다고 한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인민재판 같았다”고 의총장 공기를 전했다.
더욱이 매체에 따르면 표결 전 의총에서 찬성하겠다던 고동진 의원과 기권 의사를 밝혔던 진종오 최고위원은 연달아 발언권을 얻어 “사실 탄핵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하면서 한 대표에 대한 비난 강도는 더 세졌다.
한 참석 의원은 매체에 “친한계 핵심 의원 숫자와 엇비슷한 12표로 탄핵안이 가까스로 가결되자 의원들이 엄청 열 받아 했다”며 “한 대표가 찬성을 추동한 탓에 가결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해 탈당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들을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 “민주당 세작”이라고 몰아세우며 “그 12표는 정치권에서는 대강 추측할 수 있다. 비례대표야 투명 인간으로 만들면 되지만 지역구 의원들은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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