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의 ‘6개월 파격’
전기차 판매량으로 도요타 제쳤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다.”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샤오미가 첫 전기차 출시 단 6개월 만에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전기차 판매량을 앞지른 것으로, 16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의 발표에 따르면, 샤오미는 3분기에 자사의 첫 전기차 모델 ‘SU7’을 4만 대나 판매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 18위에 올랐다. 이는 3만3000대를 판매한 도요타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샤오미의 성장 속도다.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불과 3년 만에 첫 모델을 출시했고,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글로벌 톱20 제조사에 진입했다.
현재 SU7은 3만 달러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이는 동급 모델 대비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향후 해외 시장 진출 시 판매량이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어가고 있다. 3분기 전 세계 55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250만 대 중 상위 10개 기업의 절반을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이는 분기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위는 43만2000대를 판매한 테슬라가 차지했지만, 2위 BYD(42만4000대)가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3위 지리자동차(20만1000대)도 63%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기업들의 혁신 속도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운영체제 ‘하이퍼’와 AI 비서 ‘샤오아이’를 탑재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4년 이상 걸리는 신차 개발도 3년 만에 완료했으며, 내년 6월에는 이미 대형 SUV ‘YU7’ 출시를 예고하며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홍콩 증시에서 샤오미의 주가는 올해에만 10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테슬라(68%)와 BYD(30%)의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장은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여준 급성장을 전기차 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고전이 두드러진다. 닛산(3만4000대), 도요타(3만3000대), 혼다(2만대) 모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하며 전기차 시장을 시기상조로 판단한 전략적 결정의 결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2030년까지 유럽 시장에 진출해 세계 5위 전기차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IT 기업의 강점을 살린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도전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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