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당 안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7·23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지 146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사퇴한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애초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사퇴 회견을 하려 했으나, 일부 측근이 언론에 이 사실을 자신과 상의 없이 알리자 일정을 연기했다고 한다.
‘탄핵 반대’ 당론에도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져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자, 친윤석열계와 비한동훈계는 탄핵 찬성을 주장한 한 대표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전날 탄핵안 가결 뒤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한 대표를 격하게 비판이 쏟아졌고,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미 국민의힘은 (한동훈 지도부가 아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밤까지도 한 대표는 ‘비상계엄에 반대한 내가, 탄핵에 반대한 사람들 때문에 물러날 순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대표는 사퇴 요구가 분출한 전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친한동훈계 박상수 대변인은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한계에서도 친윤석열계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은 물론, 친한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까지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한 마당에 한 대표 혼자 버티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한다. 이에 일부 친한계 의원들이 한 대표 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임명하더라도 전국위원회 의결이 필요한데, 친윤계가 전국위를 장악하고 있어 다퉈봐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사퇴하면 새 비대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다섯번째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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