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4년 12월 2주 : 이원진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가수 이원진은,
국가대표 유도 선수 출신이었던 그는 모친의 권유에 따라 성악으로 전공을 바꿨지만, 입시에 실패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경영학으로 전공을 변경했다. 하지만 음악에 미련이 남아 국내로 돌아와 1994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해’로 데뷔했다.
그는 이 곡으로 ‘가요톱10’에서 1위후보까지 오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독백’ ‘늦었지만’ 등의 곡으로 잇따라 히트했다. 이듬해에는 두 번째 정규 음반을 선보였고, 3집 앨범을 준비하던 중 1997년 3월 12일, 미국 LA에서 갑작스레 의문사했다. 그의 죽음을 두고 교통사고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인은 현재도 불명이다.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는,
채정은 작사, 황영철 작곡의 이 곡은 이원진의 데뷔곡으로, ‘가요톱10’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그 당시 큰 히트를 쳤다. “네가 아침에 눈을 떠 생각나는 사람이 언제나 나였으면 내가 늘 그렇듯이”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그해 가을 홍콩 가수의 표절 의혹이 제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콩 가수 장학우와 레진이 부른 ‘In Love With You’의 전주, 간주, 후렴구의 진행과 곡의 구성이 유사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한국 가요를 외국 가수가 표절했다는 의혹이 나온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 났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이후로도 머라이어 캐리가 1999년 발표한 ‘Thank God I Found You’ 역시 이 곡과 매우 유사하다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소문만 무성한 채 결국 조용히 덮이고 말았다.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는 이원진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에도 이정봉, 이수영, 레이지본 등 여러 동료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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