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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기자의 스포츠人] “황희찬·이승우 보며 꿈 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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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명대 홍지우 선수. 2024년 말,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사진제공=홍지우

고교·대학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프로 축구 입단 확률은 1% 미만이다. 다들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에 매진해 온 전문 인력이다. ‘좁은 문’을 뚫은 심정은 어떨까. 성공으로 가는 첫 걸음을 디딘 청춘을 만났다. 홍지우는 영덕군 강구 출신으로 영덕 강구초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포항 유스로 포철고에 입학, 졸업 후 대구예술대, 부산 동명대에서 뛰었다. 2024년 겨울 포항스틸러스에 입단, 앞으로 K리그 1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부산 동명대학교 축구부 미드필더 22살 홍지우다. 백넘버는 8번이다.”

– 어떻게, 언제 축구를 시작했나.

“제 고향은 영덕군 강구항이다. 영덕에선 제가 어렸을 때부터 그리고 지금도 국제대회나 중학교 축구대회가 많이 열린다. 제가 살던 곳이 시골 어촌이라 도시랑 달라서 놀거리가 별로 없다. 그래서 대회가 열리면 어머니가 저와 형을 데리고 경기장에 많이 가주셨다.”

– 그것이 축구와의 첫 만남인가.

“그렇다. 그러면서 축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 그때 본 선수 중 가장 기억나는 선수는.

“포항제철중의 황희찬 선수다. 날라다녔다.”

– 어렸을 때의 우상은.

“지금 전북에서 뛰고 있고 당시에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있었던 이승우 선수다. 황희찬, 이승우 두 분 선배를 보면서 꼭 축구 선수가 되겠다고 꿈을 키웠다.”

–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한 곳은.

“강구초등학교다.”

– 축구가 왜 좋았나.

“아주 어릴 때부터 축구가 좋았다. 컴퓨터와 TV를 보다가도 축구공만 있으면 나가 놀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을 찼다. 어머니가 저녁 먹으러 들어오라고 할 때까지 놀았다. 90분, 연장 포함 120분이 아니라 지쳐 쓰러질 때까지 축구를 했다.”

– 축구의 매력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11명이 같이 준비하고 힘든 훈련을 거쳐 경기에서 승리 했을 때 주는 희열감은 그 무엇이랑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축구가 좋다.”

– 고비는 없었나.

“어릴 때부터 항상 ‘난 축구 선수가 될거야’라며 말 하고 다녔다. 그렇게 까불었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느꼈다. 훈련 강도도 세지고, 마음먹은 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 그것이 동네 축구와 정식 축구의 차이다.

“정말 그렇다, 하하.”

– 축구 선수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초등학교 6학년 때 결심했다. 힘들어도, 축구가 잘 안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자고. 부모님께서도 ‘사람은 다 때가 있는 것’이라며 포기하지 말고 네 갈 길을 가라고 항상 말씀해 주셨다.”

–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면.

“2024년 금년 여름 1,2 학년 대학축구연맹전 아주대와의 8강 경기다.”

– 이유는.

“리그전 마치고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마음가짐이 바뀐다. 지면 바로 탈락이고 짐 싸서 돌아가야 하니까. 그 경기에서 처음으로 멀티 골을 넣었다. 득점상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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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에서 열린 2024 1/2학년 대학축구선수권 득점상 수상 직후./ 사진제공=홍지우

– 경기 결과는.

“대학 강팀으로 꼽히는 아주대학교를 5-0이라는 큰 점수 차로 이겼다. 아무도 예상 못한 스코어였다.”

– 제일 닮고 싶은 선수는.

“독일의 토니 크로스 선수다.”

– 이유는.

“제가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의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킥과 슈팅, 탄탄한 기본기, 경기 조율 능력까지 보고 배울 점이 정말 많다. 토니 크로스 선수의 볼 터치 영상이나 하이라이트 스페셜 영상도 자주 찾아 본다.”

– 부모님에게 한마디 한다면.

“일단 다른 분 얘기부터 해도 되나.”

– 물론이다.

“먼저 뒷바라지 해 주시고 저를 아껴주시는 할머니, 항상 재밌고 유쾌하게 대해 주시고 조용히 용돈 잘 주시는 할아버지에게 감사드린다. 사람들이 그러는데, 제 외모나 성격이 할머니와 가장 닮았다고 한다.”

– 이제 부모님 순서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친구처럼 속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어머니는 거의 제 매니저처럼 캐어해 주신다. 묵묵히 저를 뒷바라지 해 주시는 우리집 기둥 아빠에게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저만큼 축구를 좋아하고 세상에 이런 형은 다시 없다고 할 정도로 저를 잘 챙겨주는 형까지 모두 다 제 든든한 지원군이다. 가족 덕분에 프로팀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 어머니는 어머니고 아버지는 ‘아빠’인가.

“사실은 ‘엄마’라고 부른다. 언론 인터뷰라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자고 미리 연습하고 나왔다. 그런데 ‘아빠’에서 티가 났다. 평소 습관이 나온 거다. 프로 가서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평소 습관을 잘 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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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기쁨은 달다. 부산 동명대 경기 후./ 사진제공=홍지우

– 입단 구단은.

“포항 스틸러스다. 제게는 고향 팀이나 같다.”

– 입단 계약서에 사인할 때 심정은.

“뇌에도 줌렌즈가 있다고 느꼈다.”

– 무슨 뜻인가.

“계약서에 다른 글자는 안 보이고, ‘포항 스틸러스’와 제 이름만 눈에 들어왔다.”

– 포항 유스인 포철고 출신이다.

“맞다.”

– 졸업생들은 명문대학을 많이 가는데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대구예술대에 진학한 이유는.

“지원한 대학에서 떨어져서다. 수도권 진학하려고 수시 6곳을 서울 쪽으로 넣었었다. 원주 상지대 예비 2번으로 붙어서 선수 생활하다 6개월 후 자퇴하고 대구예술대를 선택했다.”

– 왜 그랬나.

“모든 지도자가 다 훌륭하시지만, 제 스타일을 섬세하게 잘 지도해 줄 지도자를 만나고 싶었다. ‘과르디 창원’이라고 불리는 이창원 감독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어 팀을 옮겼다.”

– 아시아투데이에 이창원 감독 인터뷰가 있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으로 가시고 한 인터뷰 아닌가. 몇 달 전 기사 올라갔을 때 바로 찾아서 읽었다.”

– 대구예술대가 팀을 해체하고 부산 동명대로 옮겨갔다.

“학교 사정이 나빠져서 팀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부분의 선수와 감독님, 코치님까지 같이 갔기에 동요는 없었다. 달라지는 건 거주 지역과 운동하는 환경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별다른 걱정이나 방황 없이 다음 겨울 대회를 단단히 준비할 수 있었다.”

– 포항 유스 출신으로, 구단이 이번에 콜업했다. 프로 선수로서의 각오가 있다면.

“중학교 때부터 볼보이를 하면서 스틸야드에 뛰는 상상을 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팀 입단을 한 만큼 간절하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신인이지만, 대담하고 자신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 2025년 시즌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

“최대한 빨리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동안 10경기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팀으로는 우승 트로피를 하나 포항 구단의 역사에 추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하고 싶다.”

– 포항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홍지우라는 이름 석 자를 기억해 주십시오. 그리고 잘 지켜봐 주십시오.”

– 부모님에게 지면 편지 부탁한다.

“이제 시작이니까 꼭 성공해서 제가 효도하겠습니다. 지금처럼 믿고 응원 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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