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는 작가에게 방식을 요구한다. 김영궁은 나무라는 살아있는 재료를 만나 사유와 태도 그리고 그 행위 안에서 물질을 초월한 개념을 보이거나, 물질 그대로에 내맡기며 적절히 인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나무는 살아있는 자연 재료다. 나무는 다른 소재와 달리 인간과 가깝다. 그 자체에 생명력이 있고, 이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에 따라 다양성이 부여된다. 작가가 처음은 돌 조각으로 작업을 시작했으나 목(木) 조각으로 전환했다. 목(木)을 품은 조각은 다양한 재료 중에서도 자연스러운 감성을 담아낸다. 나무에서 느껴지는 고요함과 무늬는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그리고 작품의 형태는 작가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된다.
김영궁은 인간의 삶에 가까이 있던 나무에 하나의 물질적 재료로서 또는 겹쳐놓는 이입의 대상으로서 관계 맺어왔다. 나무가 가장 나무처럼 될 때와 나무가 나무에서 벗어날 때 작업은 다르다. 그의 작품은 나무가 본래 있었던 상태로부터 새롭게 존재하는 상태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생명체가 된다. 결합하고, 합을 찾고 인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그의 작품들은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잉태된 것이란 표현이 걸맞다. 김영궁의 정서가 나무라는 어떤 물질 속에서 자라나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영궁은 숨어 있는 나무의 결이나 특성을 정확하게 읽어내, 빛을 담는 생명처럼 우리에게 집(home)을 선사했다. 그것은 위대한 자연을 담은 것이고 불멸의 생명을 잉태하는 순간들이기도 하다. 그동안 작가는 그만의 윤곽들을 배치해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왔다. 나무에 대한 오랜 경험과 본질적 감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