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와 식당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선결제 매장 위치 지도’를 보고 온 사람들로 본집회 시작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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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한창인 이날 오후 1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 식당가를 둘러보니 상당수 식당과 카페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롱패딩과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사람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 각양각색의 탄핵 피켓을 한 손에 들고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렸다. 무료 커피를 수령한 후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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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린 탓에 ‘허탕’을 치는 경우도 상당했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선결제자의 닉네임을 대고 커피를 주문하려 하니 “이미 소진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가게는 당초 12시부터 선결제분을 제공하려 했으나 사람들이 밀려들어오는 탓에 일찌감치 재고가 동났다고 알렸다.
한창때가 조금은 지난 오후 1시에도 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미 12시께부터 상당한 인파가 몰렸던 한 주먹밥 집은 한시간 전과 비교해 줄이 전혀 전혀 줄어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오후 1시 8분께가 되자 직원이 나와 “이미 선결제분은 소진됐으나 기다리신 분들께 주먹밥 하나씩을 무료로 지원하려 한다”며 줄서있던 사람들을 식당 안으로 한명씩 들여보냈다.
무료 주먹밥을 받기 위해 딸과 함께 줄을 서고 있던 신 모(53) 씨는 “온라인상에 돌아다니는 ‘선결제 지도’ 사이트를 보고 왔다. 그런 사이트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어제 집회 왔다가 옆에 계시던 분이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 “오늘 탄핵 가능성이 높다곤 하지만 여당에 큰 기대가 없다. 만약 오늘 안되면 다음주에 또 오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혼자 왔다는 이 모(32)씨도 “선결제 지도를 보고 왔다”며 “춥고 사람도 많지만 나라가 엉망이라 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왔다. 오늘은 윤석열이 꼭 탄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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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집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는 인파가 더 많이 저 멀리 길모퉁이를 돌아서까지 줄이 늘어서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카페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수감을 앞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커피 333잔을 선결제해둔 곳이었다. 카페 앞에 ‘조국 대표님 힘내세요’ ‘건강히 다녀오세요’ 등 지지자들의 ‘작별 인사’ 포스트잇이 수십 개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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