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는 ‘정치인 테마주’가 연일 요동치고 있다. 선거 등 주요 정치 이벤트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연일 새로운 파문이 터지고 상황 또한 급변하면서 여러 정치인 테마주들이 동시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기 십상인 만큼, 각별한 주의와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치가 요구된다.
◇ 실체 없는 롤러코스터… 각별한 주의 필요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대한민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열흘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이 비상계엄 후폭풍에 휩싸여 어수선하기만 하다.
주식시장도 파문을 피할 수 없었다. 비상계엄이 몰고 온 거대한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3일 종가 2500.10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2,300선까지 뚝 떨어졌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정국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인 테마주는 연일 요동치고 있다. 여러 주요 정치인 테마주들이 일제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하루하루 상황이 급변하고 새로운 파문이 터져 나오면서 각각의 테마주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거나 등락을 오가고 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제1야당 대표이자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는 대체로 폭등세가 두드러진다. 대표주자격인 오리엔트정공의 경우 지난 3일 1,131원에 장을 마쳤던 것이 13일 장중 한때 7,000원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불과 열흘 새 500% 이상 치솟은 것이다. 연일 상한가를 이어가면서 지난 11일엔 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여당 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는 갈팡질팡 행보가 눈에 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엔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후엔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러 차례 입장을 바꿨으며, 그를 둘러싼 여론 및 정치적 상황도 변화가 거듭됐는데 테마주 역시 그 뒤를 따른 모습이다.
범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테마주도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 12일 대법원이 조국 전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을 확정지으면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날 화천기계 주가는 장중 한때 15%대의 상승세를 보이다 판결 이후 17.9% 급락해 장을 마감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이자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몰린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적극 추진해온 정책 관련주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밖에도 차기 여야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정치인들과 관련된 테마주 역시 정국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정치인 테마주는 그 실체가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오리엔트정공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과거 계열사에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화천기계의 경우엔 현직도 아닌 전직 감사가 조국 대표와 같은 로스쿨 출신이라는 게 테마주가 된 이유다.
따라서 정치인 테마주는 대체로 등락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해당 정치인의 정책과 관련된 기업의 경우 그나마 일부 연관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이 대부분이다. 설사 해당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두더라도 해당 기업에 실질적인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테마주 현상은 주요 정치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혼란스러운 정국 속, 보다 각별한 주의와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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