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현역에서 은퇴한지 벌써 7년이 흘렀다. 그러나 후배들 중 누구도 아직 자신의 골든글러브 최다 10회 수상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승엽 감독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1루수 포함 전 포지션 통틀어 최다 연속수상자다. 아울러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8년간 뛰며 자리를 비웠음에도 2012년에 KBO리그에 복귀, 2012년과 2014~2015년까지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가져가며 통산 최다 10회 수상자가 됐다.
이승엽 감독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최다 수상자는 9회의 양의지(두산 베어스)다. 2014~2015년, 2016년, 2018년, 2019~2020년에 포수로, 2021년엔 지명타자로 수상했다. 그리고 2022~2023년에 다시 포수로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 양의지는 포수 수비이닝(608⅓이닝)이 720이닝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명타자에게 필요한 297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양의지는 올해 모처럼 골든글러브 구경꾼이 됐다. 이승엽 감독과 최다 타이기록을 세울 기회를 내년으로 미뤘다.
양의지는 내년에 수상하면 이승엽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또 하나를 추가하면 이승엽 감독마저 넘고 통산 최다 11회 수상자가 된다. 양의지와 두산의 4+2년 152억원 계약은 이제 2년 흘렀으니, 이승엽 감독을 넘어설 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포수도 서서히 세대교체 바람이 분다. 양의지도 이젠 30대 후반으로 들어서는 반면, 김형준(NC 다이노스), 한준수(KIA 타이거즈) 등 젊은 포수들이 등장해 폭풍 성장 중이다. 아직은 양의지가 격차가 크지만, 언제 확 좁혀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양의지에 이어 8회 수상자가 한대화, 양준혁과 함께 최정(SSG 랜더스)이다. 최정은 2011~2013년, 2016~2017년, 2019년, 2021~2022년에 3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수상했다. 그러나 작년에 노시환(한화 이글스)에게 밀렸고, 올해는 김도영(KIA 타이거즈)에게 밀린다. 최정은 여전히 레전드 3루수다. 이번 2024-2025 FA 시장에서 4년 110억원 계약을 맺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앞으로 최정이 황금장갑을 추가한다는 보장이 없다. 김도영이라는 야구천재가 나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베테랑 허경민(KT 위즈), 문보경(LG 트윈스), 노시환,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등 걸출한 공수겸장 3루수가 리그에서 계속 배출된다.
이렇게 보면 이승엽 감독의 골든글러브 10회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게 된다. 현역 선수들 중에선 최형우(KIA)와 강민호(삼성)가 올해 나란히 7회 수상에 도전한다. 그 뒤에 있는 선수들은 이승엽 감독은 안 보인다. 이런 것만 봐도 이승엽 감독은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다.
천하의 김도영도 이번 시상식에서 황금장갑 역사를 막 시작한다. 어쩌면 이승엽, 양의지, 최정 등 대선배들에게 도전조차 못할 수도 있다. 야구를 계속 너무 잘하면 5~6년 뒤 메이저리그에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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