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많은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 내년에 다시 서비스될 예정이다. 올해 설립된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가 싸이월드의 신규 운영을 발표하면서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만의 감성과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로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 유입을 이끌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게임 사업을 접목해 싸이월드의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싸이월드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이용자층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구체적인 확보 전략 등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화 SNS로 재탄생
싸이컴즈는 11일 오전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싸이월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 계획 및 방향, 사업 확장 전략 등을 공유했다.
싸이컴즈는 내년 하반기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를 목표로 사용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 내년 1분기에는 싸이월드 초기 목업 버전을 개발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테스트(FGT)를 실시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기존 싸이월드의 방대한 데이터들을 복구하는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만의 감성을 계승하고 미니미, 도토리, 클럽, 마이홈 등 기존 싸이월드 요소를 최근 SNS 트렌드와 사용성에 맞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밀 수 있는 마이홈, 다른 사람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채팅 기능인 클럽을 중심으로 보다 개인화된 SNS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싸이월드를 이용해본 경험이 전무한 1020세대와 싸이월드 초창기부터 이용해온 3050세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이용자들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도입, 인플루언서 확보 등의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함영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염두는 하고 있지만 똑같은 것으로 경쟁하면 우리들의 것은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유진 싸이컴즈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스타와 팬으로 구성된 인플루언서 확보보다는 이용자들이 개인의 공간에 집중하고 지인들과 유의미한 교류를 만들거나 공통의 관심사 기반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NS에 게임 결합
싸이컴즈는 향후 싸이월드에 게임 사업을 접목될 전망이다. 싸이컴즈를 이끄는 함영철 대표의 게임사 경력, 게임 스타트업 ‘투바이트’ 운영 경험을 녹인다는 전략이다.
함영철 대표는 국내 게임사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게임 기획 및 운영 역량을 쌓았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넥슨에서 소셜게임 ‘넥슨별’을 기획했고 2016년에부터 2019년까지 펄어비스에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사업을 총괄했다. 이후 2022년 투바이트를 설립해 현재 퍼즐 게임 ‘파우팝 매치’, SF 전략 게임 ‘스페이스 기어즈’를 개발 중이다.
싸이컴즈는 향후 투바이트의 자체 퍼즐 엔진과 싸이월드를 결합한 ‘싸이 매치’ 등 게임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함영철 대표는 “싸이컴즈의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 움직임에 이번 법인이 어떻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많으셨을 것 같다”며 “제대로 준비해서 내년 하반기에는 싸이월드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안보여
이날 공개된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 방향에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감성·추억 마케팅은 이미 수 차례 사용돼 와닿지 않는데다가 기존에 사용하던 글로벌 SNS 대신 싸이월드를 이용할만한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도 싸이월드 사업 방향에 아쉬움을 드러낸다. 마이홈, 클럽 등 일부 서비스들은 X(구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기존 SNS의 운영 요소들이 보여 이용자들이 싸이월드를 이용해야 할 차별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 서비스에 익숙한 1020세대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싸이컴즈가 다양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숏폼 도입, 많은 이용자들의 유입을 끌어낼 인플루언서 확보 등을 고려하지 않아 1020세대 이용자 유입을 끌어내기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싸이컴즈가 밝힌 게임 사업 확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일정 규모의 이용자층 확보가 필수여서 정식 서비스 전까지 서비스 운영 방향, 이용자 확보 계획 등이 보다 구체화돼야 한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감성 마케팅은 인지도가 높은 3040세대에게 어느정도 통할 수 있으나 SNS를 다수 이용하는 1020세대에게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싸이월드의 지속적인 이용과 유입을 끌어낼 차별화된 운영 방식도 보이지 않아 중장기 서비스가 가능할 수준의 이용자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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