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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보다 확실한 수익”… 제약바이오 잇단 CDMO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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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공장 규모를 확대하거나 신규 부지를 활용해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고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 대비 CDMO 사업은 실패 확률이 낮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외연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셀트리온 제3공장 전경. / 셀트리온
셀트리온 제3공장 전경. / 셀트리온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CDMO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기업 지분 인수나 바이오공장을 신설·증축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매출은 196억8000만달러(27조2000억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2029년까지 14.3% 성장해 438억5000만달러(60조7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바이오 기업부터 전통제약사까지 CDMO 능력 확장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홍콩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CDMO 사업에 힘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달 중 CDMO 법인을 설립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회사로 도약을 도모한다. 셀트리온은 CDMO 구축을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내년 10만리터(L) 규모의 시설을 착공해 총 20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국내에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서 회장은 “20년 넘게 축적해온 CDMO 역량을 통해 내년 한국 내 공장 건설과 국내외 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위탁연구개발(CRDO) 인프라 구축과 상업화 시작점은 2028년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로부터 CDMO 요청이 많아 올해 9월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신약 후보물질 선별부터 세포주 및 공정개발, 임상시험계획, 허가서류작성, 상업 생산까지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보편적인 CDMO 기업의 생산 방식인 동물세포 배양이 아닌 미생물 배양 공정을 전문화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홍보하며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최대 1만2500리터 규모의 배양기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및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규모의 미생물 배양 전문 제조시설이다.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연간 2000만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prefilled syringe)를 제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미국 FDA 시판허가를 받은 33호 국산 신약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돼 미국에 공급되고 있다. 미국 MSD와 같은 글로벌 제약기업과 협업하며 임상용 제품을 해외에 공급하고 있는 전진기지 역시 평택 바이오플랜트이다.

한미약품은 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에 성공적으로 의약품 허가를 획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클라이언트에게 후보물질 제품 개선부터 최종 상품화 과정까지 컨설턴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31호 국산 신약이자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성공을 앞세워 회사의 연구개발(R&D) 성과와 더불어 CDMO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협력해 고품질 화학합성의약품의 핵심 원료(API)를 중심으로 CMO 사업을 시작해 총 생산능력 70만리터 규모의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한양행은 CDMO 사업을 통해 매해 2000억~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화성시에 신공장 증축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중앙연구소 의약공정 부문을 통해 공정개발 및 최적화을 진행한 뒤 유한화학이 기술이전을 하는 등 CDMO 분야에 체계가 갖춰져 있는 만큼 글로벌 파트너를 유치해 회사의 신규 매출 증대를 구상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주요고객으로 글로벌 빅파마인 길리어드사이언스와 화이자 등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CDMO 고객 유치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대웅바이오 본사 전경. / 대웅바이오
대웅바이오 본사 전경. / 대웅바이오

대웅제약그룹은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DMO 사업 진출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대웅바이오는 대부분 대웅제약이 개발한 의약품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올해 바이오 신공장 준공과 함께 C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웅바이오는 미생물 기반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 공장 설립에 나섰다.

지난해 3월 경기도 화성시 향남에 착공을 시작한 대웅바이오 바이오공장은 최근 준공을 완료했다. 해당 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요구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으로 설계됐다.

또 대웅바이오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세파로스포린 계열 항생제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현재 향남 2공장부지 1224평을 활용해 세파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종근당도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CDMO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프로티움사이언스, 파로스젠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해 CDMO 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GC그룹은 자회사 지씨셀을 통해 CDMO 사업을 추진한다. 지씨셀은 세포치료제에 특화된 CDMO 사업을 통해 ▲세포유전자치료제 공정 및 분석법 개발 ▲첨단바이오의약품전용 배지 및 원료 제조 ▲GMP기준 품질 분석 서비스 ▲임상시험용·상용화 단계 생산 ▲첨단바이오의약품 장기 보관 및 물류 서비스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의 원스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산업 투자가 둔화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비용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CDMO 사업은 신약 개발에 비해 부담이 적고 마진율이 높아, 기업의 수익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선택 사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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