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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출근 늦어질 경우 빈차 먼저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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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사저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차량을 이용,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동 사저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차량을 이용,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9시 출근이 늦어질 경우 빈 차를 먼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최근 한 달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차량 행렬을 확인한 결과다.

11일 한겨레는 2면 「윤석열 ‘가짜 출근 차량’ 운용 정황…경찰 “늦을 때 빈차 먼저”」 기사를 내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는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오전 9시 출근시각에 맞춰서 한번, 이보다 늦은 시각에 또 한번 운행된 사실이 여러차례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 출근이 늦을 때 대통령이 타지 않은 빈 차를 내보낸 적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오전에 정시 출근하지 않을 때 제시간에 대통령실에 도착하는 ‘위장 출근 차량’을 운용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관련 업무를 한 경찰들의 입장도 들었다. 경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특정 시간까지 관저에서 나오지 않으면 빈 차를 먼저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윤 대통령 출퇴근 때 경호 업무를 하는 한 경찰은 ‘윤 대통령 출근이 늦으면 빈 차를 먼저 보내는 것이 맞냐’고 묻자 “시기마다 다르다”고 했다. 거듭 ‘아침에 빈 차를 보내는 경우가 있는 것은 맞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대통령이 매번 출근이 늦어서 아침에 ‘가짜 부대’를 보내는 것으로 안다. 가짜 부대를 일컫는 별도의 경찰 음어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11일 한겨레 2면.
▲11일 한겨레 2면.

한겨레는 지난 11월6일부터 12월6일까지 주말과 외국 순방 기간을 제외한 18일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 상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위장 출근이 의심되는 사례가 최소 3차례 있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오전 8시52분께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는 대규모 차량 행렬(승용차 3대, 승합차 5대)이 출발했다. 그 뒤를 경찰 오토바이 등이 경호에 나섰다. 이 차량 행렬은 4분 뒤 용산 대통령집무실에 도착했다. 이어 오전 9시42분에는 또 승용차 4대와 승합차 3대가 행렬을 이뤄 관저 입구를 출발했다. 이 차량은 5분 뒤인 오전 9시47분에 대통령실에 도착했다.

지난달 29일에도 6대의 차량이 오전 9시2분께 관저 입구에서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9분께 관저 입구에서는 또다시 실제 출근 행렬로 의심되는 차량 7대가 집무실로 향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오전 9시1분과 오전 10시1분에 각각 출근 차량 행렬이 관저 입구를 나와 집무실로 들어갔다.

가짜 출발일 때는 경찰의 경호가 삼엄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위장 출근 의심 정황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출근길, 용산 집무실 일대를 경호하는 경찰의 경호·검문 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도 ‘가짜 출근’ 때는 윤 대통령이 실제로 탑승하지 않은 차량이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진짜와 가짜로 추정되는 출근 행렬은 검은색 승용차 3~4대, 승합차 2~5대에 의전용 경찰 오토바이와 경찰차 등이 따라붙는 비슷한 형태였다”며 “그러나 경찰의 차량·신호 통제, 경호, 검문 방식과 태도에서 차이가 컸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지난달 25일 오전 9시1분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승용차 3대와 승합차 2대 등 가짜 출근 행렬로 추정되는 차량이 출발하자,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일반 차량들을 통제했다. 그러나 대통령실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던 경찰들은 이 차량 행렬이 지나가는데 서로 잡담을 나누며 도로를 주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그러나 같은 날 오전 9시50분께 경찰들은 분주해졌다. 앞서 보이지 않던 사복 경찰들이 추가로 관저 인근 도로에 배치됐고, 경찰들은 교통 신호 조작이 가능한 ‘표준 교통신호제어기’ 뚜껑을 열어 놓고 교통 통제를 위해 대기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의 출퇴근은 윤 대통령이 갑자기 집무 공간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며 시작된 일이다. 대통령실은 출근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가짜를 포함해 하루에 두 차례 출근 행렬을 연출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그만큼 커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한 경우가 2차례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빨리 출근하는 날도 오전 9시1분께 한남동 관저에서 출발했고, 오전에 대통령실 외부에 일정이 있는 경우는 보통 오전 10~11시 사이 관저에서 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헌법에는 대통령의 성실 의무가 규정되어 있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는 공무원의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고 돼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한겨레의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고, 대통령 경호처도 보안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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