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흥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는 인도 공략에 적극이다. 두 회사는 현지 공장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등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도가 14억명의 대규모 인구를 확보한 기회의 땅이자 중국을 대신할 대체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스마트폰·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미중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인도는 불확실성이 적어 더욱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정치적 리스크가 적고 중국만큼 성장 잠재력까지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LG, IPO 본격화…”2030년까지 점유율 3배 확대”
LG전자는 인도에서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르면 2025년 상반기 중 LG전자 인도법인의 IPO가 이뤄질 전망이다.
LG전자는 27년 전부터 인도 시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노이다에 법인을 세우고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하는 등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현재 인도 내 공장은 노이다,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이어 최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까지 총 3곳이다.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부지에 건립되는 세번째 공장은 2026년 가동이 목표다.
LG전자는 현지 수질을 고려한 정수기와 자동 조리 메뉴를 적용한 전기레인지 등 지역 특화 제품으로 시장 내 인지도를 높였다. 현지 공장 구축을 통한 생산라인 확보에 힘입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3조30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2조4703억원과 비교해 5년새 33.6%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증가한 2조 8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9월 열린 IFA 2024에서 “인도는 LG전자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며 “2030년까지 지금보다 인도 시장 점유율을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TV·스마트폰 선두권 입지 공고화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첸나이 가전 공장, 노이다·벵갈루루·델리 연구소, 삼성 디자인 델리, 구루그람 판매법인을 구축해 제품 생산망을 넓혔다. 연구개발(R&D)센터와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 디자인센터 등도 설립해 현지 기업 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노이다 공장의 경우 2018년 신공장을 추가로 준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올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7월 두차례 인도 노이다공장을 찾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냉장고 생산라인을 살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올해 1분기 판매액 기준 25%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1위 탈환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매출도 성장세다.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누적 매출은 13조5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7월 인도 노이다공장을 방문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며 “노이다 공장은 인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시설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가전뿐 아니라 네트워크 사업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서 챙길만큼 공을 들이는 분야다. 인도는 무선통신 가입자수가 무려 11억명에 달하는 세계 2위 이동통신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자회사인 지오에 4G LTE 네트워크 장비를 단독 공급했다. 이후 2014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2년만에 인도 최초 4G LTE 전국망을 완성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인도 1,2위 사업자인 지오와 바르티에어텔에 1조원 규모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