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의 언어·수리 능력과 적응적 문제해결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16~65세를 대상으로 한 결과로, 청년층(16~24세)으로 한정하면 OECD 평균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조사에서 한국 청년층은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었다.
또 한국 성인의 학력 과잉과 적정 스킬은 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성인의 최종 학력이 일자리에서 요구되는 것보다 과한 경우가 많지만, 업무 수행 역량은 적합하게 갖췄다는 것이다.
◇韓 성인, 언어·수리력 OECD 평균 미달…청년층은 평균 수준
OECD는 이런 내용의 ‘2024년 국제 성인역량 조사(PIAAC)’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PIAAC는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 31개국의 16~65세 성인을 대상으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 해결력을 비교한다. 일상이나 직장 생활에서의 역량 활용 수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10년 주기로 실시된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6198명이 대상이었다.
이날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언어 능력 평균은 249점으로, OECD 평균(260점)보다 낮았다. 한국 성인의 언어 능력 평균은 스페인, 헝가리, 라트비아와 유사한 수준이다. 수리력 평균 점수는 253점이다. 마찬가지로 OECD 평균(263점)에 못 미친다. 크로아티아, 헝가리, 뉴질랜드와 비슷하다.
적응적 문제해결력도 238점으로, OECD 평균(251점)을 밑돌았다. 크로아티아, 이스라엘 등의 수준이다.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해결 방법이 즉시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본인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출제 문제를 예로 들면 A, B, C 등의 경로를 거쳐 목적지로 가는데, 이 경로가 변경되면 어떤 방식으로 목적지를 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문제가 출제됐다고 한다.
분석 대상을 전체 성인에서 16~24세 청년층으로 한정하면 OECD 평균 수준이었다. 한국 청년층의 언어능력은 276점, 수리력은 273점이다. OECD 청년층 평균의 경우 언어능력이 273점, 수리력은 272점이다.
지난 2013년 결과와 비교하면 언어능력과 수리력 모두 하락했다. 언어능력은 지난 조사보다 24점 떨어졌고, 수리력은 10점 낮다. 다만 수리력 감소 폭에 대해 OECD는 “점수 차가 미미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지난번보다 점수는 하락했지만,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층 역시 지난 조사에서 언어능력과 수리력 모두 OECD 평균보다 높은 최상위 수준이었다. 당시 이들의 언어능력은 OECD 평균보다 13점, 수리력은 10점 높았다.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지난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과거 조사에서는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을 평가했다. 이는 주어진 시간 내 디지털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도구 등을 활용하는 능력을 보는 것이다.
◇학력 과잉, OECD 평균 웃돌아…업무역량은 적합
한국 성인들의 학력 불일치 조사 결과는 학력 과잉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일자리에서 요구되는 학력 수준보다 낮은 경우인 학력 부족은 3.7%로, OECD 평균(9.5%)보다 낮았다. 적정한 학력 수준을 갖췄다는 적정 학력은 65%다. OECD 평균(67.2%)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현 일자리에서 요구되는 학력 수준보다 높은 경우를 의미하는 학력 과잉은 31.3%로, OECD 평균(23.4%)보다 높았다. 지난 조사보다 학력 과잉이 심화한 것이다.
앞선 조사에서 한국 성인의 학력 과잉은 21.2%로, OECD 평균(21.4%) 수준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학력 부족은 10.7%로, OECD 평균(12.9%)보다 낮았다.
근로자가 가진 역량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지를 보는 스킬 불일치 평가 항목들은 OECD 평균 수준으로 조사됐다. 스킬 과잉은 23.9%로, OECD 평균(26.1%)보다 소폭 낮았다. 적정 스킬은 65.1%, 스킬 부족은 11%다. OECD 평균과 비교해 적정 스킬은 0.8%P, 스킬 부족은 1.4%P 높은 것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디지털 대전환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맞춤형 평생학습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평생학습 및 직업능력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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