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오두환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 감소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어날 일들을 우려해 현재 진행 중인 공장 일부에 대해 건설을 늦추거나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에 건설 중인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의 완공 일정을 현지 여건으로 조정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천500달러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신차와 경트럭의 연비 요건을 낮출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간 배터리 합작법인에 10조5천억원(75억4천만달러)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히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부효율부가 시설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 15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절반은 지난 2022년 IRA가 발효된 이후에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조원, SK온은 약 2천11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터리 공장이 대부분 공화당이 장악한 주에 있는 만큼 보조금이 삭감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소폭 하락했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290.2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했다.
국내 3사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 역시 모두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작년 동기보다 6.2%(75.1GWh) 성장하며 2위를 지켰고, SK온은 10.2%(31.0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테슬라 모델3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전년 대비 79.3% 증가한 판매량에 힘입어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는 포드 머스탱 마하E, 현대차 아이오닉6, 코나EV 등이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오닉5와 EV6의 판매량 회복, 기아 EV9의 해외 판매 확대, 벤츠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 등이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5위인 삼성SDI는 BMW, 리비안 판매 호조로 2.5%(26.2GWh)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BMW i4·i5·i7과 리비안 R1S·R1T가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다만 아우디 Q8 e-트론의 판매량 감소로 아우디에 탑재된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량은 작년보다 약 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합산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내수 시장(중국)을 빼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중국 CATL은 7.8%(76.6GWh)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위(26.4%)를 차지했다. BYD(비야디)는 배터리 사용량이 142.9%(11.7GWh) 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은 4.0%로 6위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배터리 사용량 28.4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지만, 연초 테슬라 모델3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21.1%)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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