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개최

2024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Asia Philanthropy Awards, 이하 APA)가 5일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내빈 70여 명이 참석하여 수상자들을 축하해 주는 한편 박길성(푸른나무재단) 이사장, 백경학 상임이사(푸르메재단), 김도현 목사(뿌리의집) 등 역대 수상자들과 박경서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손봉호 명예교수, 전수안 전 대법관, 김지형 전 대법관, 백성기 전 포항공대 총장 등이 참여해 축하를 전하며 자리를 빛냈다.

환영사에서 이종수 APA 부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인류에 대한 사랑과 공익을 위해 헌신한 수상자들을 축하하고자 모였다“며 ”동시에 이들의 고단했을 여정에 대해 감사와 위로를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혁신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개선이 모여서 가능하기에 곳곳에 숨어있는 필란트로피스트를 발굴하여 연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이어진 개회사에서 이순남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회장은 “단순히 뛰어난 성과를 시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희망의 불꽃을 밝히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혁신적 생각을 확장하고 변화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전 수상자인 김하종 신부(안나의집)는 영상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대신했으며, 현장에서는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전 수상자인 김도현 뿌리의집 공동대표도 축하를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특별히 수상자들의 스피치 시간도 가졌다. 스피치를 통해 그동안 만들어 온 변화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며 모두가 필란트로피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APA가 10년을 달려오는 동안 늘 함께 한 김성수 주교를 축하하는 깜짝 이벤트가 마련되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해 수상자들이 이를 대신했다.

사회혁신 필란트로피 상을 수상한 황덕영 목사는 “진정한 성공은 나 자신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필란트로피 정신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APA는 아시아 지역에서 사회문제 해결과 공동체 가치 실현에 헌신하는 필란트로피스트를 찾아내기 위해 시작된 어워드로 정부와 기업, 또는 영향력 있는 개인의 후원 없이 순수하게 비영리 활동가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후보자의 추천부터 선정까지 시민과 비영리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5개 기준(공헌성, 혁신성, 신뢰성, 확장성, 지속성)을 바탕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처 수상자가 선정된다.

올해 수상자는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상 정형석(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올해의 공적상 김용국(공익법인 아시아문화연구원 원장), ▲올해의 NPO상 군인권센터, ▲올해의 사회혁신 필란트로피스트상 황덕영(새중앙교회 목사), ▲올해의 펀드레이저상 김자유((주)누구나데이터 대표) 등 5개 부문이다.

2024년 APA 수장자를 소개한다. 

■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 상 | 정형석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평생을 장애인의 권익 증진과 복지 확산에 헌신해 온 인물로, 한국 장애인 복지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장애인의 교육과 자립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2011년 굿윌스토어 설립을 통해 전국에 35개 매장을 운영하며 발달장애인 450여 명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했다. 또한, 2019년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지원센터인 헬렌켈러센터를 설립해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이끌며 시청각장애인의 법적 권리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밀알콘서트를 매년 개최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장을 마련했으며, 수익금을 국제개발협력과 국내외 장애인 지원에 활용해왔다. 또한 장애아동 통합보육 어린이집과 밀알학교 등 교육시설을 운영하며 장애인의 교육권 보장에 힘썼다. 특히 밀알학교 설립 당시 주민 반대를 설득하며 개교를 실현, 우수한 특수교육 사례로 자리 잡았다.

예술 활동에서도 장애인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 예술단 ‘브릿지온’과 발달장애 청소년 첼로앙상블 ‘날개’를 창단했으며, 필리핀과 네팔 등 개발도상국에서 특수학급과 직업훈련센터를 운영하며 장애인 자립을 도왔다. 우크라이나 난민과 미얀마 병원 건립을 지원하는 등 긴급구호 활동에도 앞장섰다.

현재 밀알복지재단은 11개국에서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전 세계 취약계층의 권익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 공적상 | 김용국 공익법인 아시아문화연구원 원장

김용국 아시아문화연구원 원장은 지역 문화 보존과 이주민 권익 증진에 헌신하며 공동체 발전과 포용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아시아문화연구원을 설립해 아시아 각국과의 문화적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아시아인의 자부심을 일깨우며 상생 관계 구축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이주민과 선주민 간 이해와 소통을 촉진하기 위해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개발해 사회 통합에 기여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외국인 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복지 모델을 제시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네팔 이주노동자 자살 예방 정책을 통해 민간 외교관으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또한 튀르키예와의 역사적 인연을 이어가며 양국 간 우호 관계 증진에도 기여했다.

그는 “올바르고 필요한 일이라면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신념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실현했다. 비영리 분야에서 지속 가능성을 심도 있게 이해하며 자신의 자금을 투자하고 공동체와 협력하는 혁신적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헌신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신뢰를 얻어 2024년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획득하며 국제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 올해의 NPO 상 | 군인권센터

군대는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인권의 사각지대로 지적되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설립된 군인권센터는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인식하며 군 내 인권침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5년간 인권침해 피해자를 지원하며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허용, 군사법원 제도 개혁, 군인권보호관 도입 등 여러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군인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당연하지만 낯선 인식을 한국 사회에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센터는 10명의 상근활동가가 연간 1,500여 건의 인권침해 사건을 상담·지원하며 군 장병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군인권센터는 인권 교육, 상담 및 법적 지원뿐만 아니라 군 내 인권 실태 조사와 정책 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게 신뢰받는 지원을 제공하며, 군대 내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은 활동은 군대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인권 존중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구타 및 가혹행위 방지, 성폭력 피해자 보호 제도 개선 등에서의 성과는 군인 인권 보호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 사회혁신 필란트로피스트 상 | 황덕영(새중앙교회 목사)
 

황덕영 님은 지역 소멸과 청년 실업 같은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왔다. 종교의 경계를 넘어 청년 창업과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사회혁신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2024년에는 스타트업 전용 코워킹 스페이스인 새중앙 어번데일 로컬센터를 오픈했다. 현재 이곳에는 8개의 청년 기업이 입주해 멘토링과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교회의 공간을 무상 제공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이 모델은 한국 교회와 지역사회 간 협력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부산 사상구에서 진행 중인 리틀 아시아 타운 프로젝트는 도시재생과 다문화 사회 융합을 목표로 이주민과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상권 활성화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선구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청년창업펀드와 소셜임팩트펀드를 운영해 청년 스타트업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자금과 지원을 제공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그는 “교회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 그의 활동은 경제적 효과를 넘어 교회와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올해의 펀드레이저 상 | 김자유((주)누구나데이터 대표)
 

김자유 님은 한국 비영리단체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새로운 모금 패러다임을 제시한 혁신적 펀드레이저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시민과 비영리를 연결하겠다”는 철학 아래 데이터 기반 모금 솔루션 개발과 교육을 지속하며 비영리 생태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왔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혁신적 사고와 공익적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비영리단체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적 장벽을 낮추며, “모두가 공익 활동에 쉽게 참여하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경로 분석 솔루션인 ‘오늘의리포트’를 개발해 약 170여 개 비영리단체가 모금 효율을 개선하고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최적화하도록 지원했다. 또한 중소형 비영리단체가 모바일 친화적 모금 페이지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캠페이너스’를 통해 800여 단체가 디지털 모금에 첫발을 내딛도록 도왔다.

이와 더불어 비영리 종사자들을 위한 학습 플랫폼 ‘캠페이너스 TV’를 운영하며 2,300여 명에게 디지털 모금 방법론과 성공 사례를 제공했다. 또한, ‘펀드레이징 퍼포먼스 랩’을 설립해 누적 3억 건의 후원자 데이터를 분석, 매년 비영리단체의 디지털 모금 트렌드를 담은 리포트를 공개하며 각 단체가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실질적 솔루션 개발 외에도 「비영리단체 성장 공식, 잠재후원자 모금」이라는 저서를 제작해 무료 배포하며, 데이터 기반 모금의 이론과 성공 사례를 널리 전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자유 님의 활동은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디지털 시대 비영리단체의 변화와 혁신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