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보수 지지층을 거느리며 ‘광화문 대통령’이라 불리기도 하는 자유통일당 상임고문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가 ‘성동격서’였다고 전했다.

‘성동격서(聲東擊西)’란 무엇인가.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습격한다는 뜻의 이 고사성어는 병법 ‘삼십육계’ 중 일계로, 소란스러운 행동으로 상대의 주의를 끈 다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을 습격하는 전술을 가리킨다.
전 목사에 따르면 계엄령에서 동(東)은 국회, 서(西)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였다. 전 목사는 6일 공개된 시사I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천재”라면서 “(이번 계엄령이) 국회를 이게 성동격서를 한 거다. 국회를 진입하는 척 하면서 선관위를 턴 거”라고 주장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전 목사는 “비상계엄은 태극기 부대를 설득하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다. 계엄군이 선관위를 수사하는 것도 태극기 세력의 오래된 염원”이라며, 이번 계엄 사태의 배경엔 태극기 부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했다. 태극기 부대가 대통령실에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요구했고, 이행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단순 ‘주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3일 밤 계엄선포 직후, 계엄군은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국회보다 더 이른 시간에, 국회에 간 숫자보다 더 많은 병력을 선관위에 배치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국회 외에 계엄군이 출동한 국가기관은 선관위가 유일하다.
‘부정선거’ 의혹에 선관위, 김어준 방송사 간 계엄군?

이날 MBC에 따르면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에 진입했던 계엄군이 선관위 서버실을 진입해 사전투표 관련 ‘통합선거인명부’ 서버를 촬영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선거인명부’는 사전투표소에서 선거인을 확인하기 위해 만든 명부다. 전국의 투표구별 선거인명부를 하나로 통합해 만든 것이다. 그간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시민단체 등은 이 명부가 총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음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라며, 선관위가 이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이에 더해 계엄군이 당시 MBC, KBS 등 전파력이 큰 방송국이 아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사무실에 들이닥친 이유도 부정 선거 의혹과 무관하지 않단 얘기가 나온다.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날 방송에서 “계엄 날 군인들이 우리 사무실 직원들에게 방송 관련한 내용이 아닌 ‘여론조사 꽃’ 직원이냐고 물었다”며 “군의 목표는 여론조사 관련 서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가 저걸 듣고 아, 여론조사 꽃 서버를 필요로 했다면 이거 뭔가 선거 조작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선관위 털었겠는데? 선관위 털었더라고.” 김씨가 말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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