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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상계엄’에 미국 당혹…바이든 ‘민주주의 중시’ 외교 업적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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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한 외신방송에 한국의 비상계엄에 관한 긴급 속보가 방송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4일 오전 한 외신방송에 한국의 비상계엄에 관한 긴급 속보가 방송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미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해온 가치인 민주주의가 동맹국인 한국에서 위협받은 사태가 터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6일 오전 조태열 장관이 미국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국내 상황과 한미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날 통화에서 향후 모든 정치적 이견이 평화롭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되기를 강력히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매슈밀러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이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령이 해제된 점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이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을 자신했다”라며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공히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미 국무부의 발표는 한국 외교부의 발표와 비교해 훨씬 선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정부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르는 모습이다.

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당초 다음주 일본과 함께 한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일본만 방문하기로 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열기로 한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대해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이혜정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 중 가장 핵심이 NCG인데 이를 캔슬한 것은 윤석열정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NCG는 미국이 어떻게 핵 정책을 추진하는지 최대한 알려줄 수 있는 자리인데 그런 식의 협의를 할 수 있는 정부가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덧붙했다. 

워싱턴 선언은 북핵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채택한 바 있다. 한미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선언의 핵심 조치인 NCG가 사실상 취소된 것이다.

이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어긴 쿠데타로 보는 것 같다”면서 “그렇기에 ‘미국은 민주주의의 편이다’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에서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웠는데 사실 대단히 취약한 기반이었던 점이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사진제공=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바이든 대통령,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사진제공=뉴시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일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일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미 국무부 커트 캠벨 부장관은 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심한 오판”이라며 “과거 계엄 경험에 대한 기억이 한국에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와서 이것은 매우 불법적인 과정임을 분명히 할 준비가 돼 었었다”라며 “우리는 여기서 위안과 확신을 일부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미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4일 “한국의 민주주의는 견고하고 회복력이 있다”라며 “우리는 계속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한국의 상대방과 비공개적으로도 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TV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우리의 깊은 우려를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군을 동원한 계엄령 선포를 사전에 고지받지 못한 점도 당혹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북한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을 감안하면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 군 병력 동원까지 한 사안을 알리지 않았으니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바 있는 홍 수석연구위원은 “심지어 정부가 바뀌어도 괜찮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도 있지 않았나”고 말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베단트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한국에 관한 질문을 받자 “동맹의 근간인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계속 지지한다”라며 “한미동맹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하는 파트너십”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나온 메시지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바이든 행정부에게 깊은 실망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으로서는 민주주의의 표본으로 내세운 한국에서 반민주적인 상황이 벌어지니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만든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지난해 열린 제2차 회의를 공동 주최한 데 이어 지난 3월 제3차 회의도 열었다. 그런데 한국의 지도자가 비민주적인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지만 자신이 망신을 당했다고 여길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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