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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등 수천대 생산차질 불가피…”명분·원칙 없는 불법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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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등 수천대 생산차질 불가피…'명분·원칙 없는 불법파업'
현대차 등 수천대 생산차질 불가피…’명분·원칙 없는 불법파업’
5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2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파업’이 공공에서 민간 부문으로 번지고 있는 데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뚜렷한 해결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금속노조 등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내걸고 있는 건 현 정권의 퇴진이다. 노동·정부·여당 사이 갈등이 연계된 만큼 노사가 대화·타협 등 상호 문제를 해결하는 민간 사업장의 파업과는 해법 자체가 다르다. 경제·산업계에서 파업 장기화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거나 ‘생산 차질로 피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산하인 현대차와 한국GM·현대모비스·발레오만도 등 주요 사업장이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상급인 민주노총의 무기한 총파업 지침에 따라서다. 노조들은 5일과 6일 양 일간 2시간씩 전 조합원이 생산을 멈추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한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10일까지 퇴진하지 않을 경우 11일부터 파업 강도를 훨씬 높여 무기한 전면 파업에 나선다. 금속노조는 파업 규모가 더 세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측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조합원 7만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며 “총파업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철회 이후 민주노총의 파업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노총은 올해 총파업을 하지 않고 시민단체 연대 집회와 정책 토론을 중심으로 정권 퇴진 운동을 해왔다. 올해 민주노총 파업은 철도노조·서울지하철노조·학교비정규직노조 등 공공 부문 파업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계엄 선포 사태 이후 금속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민주노총 파업이 공공에서 민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파업들은 불법성이 더 짙은 정치 파업이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타결됐다. 추가 파업은 근로 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한 파업이 아니라는 논란이 뒤따를 수 있다. 또 현대차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조합원 찬반투표 등 적법한 파업 절차를 밟지 않았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은 약 100곳이다. 약 400곳은 현대차처럼 쟁의권이 없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도 정치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등 수천대 생산차질 불가피…'명분·원칙 없는 불법파업'
현대차 등 수천대 생산차질 불가피…’명분·원칙 없는 불법파업’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은 “현대차 파업은 법에서 정한 목적에 어긋나고 절차도 지키지 않은 불법 파업으로 볼 수 있다”며 “임단협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일어나는 파업은 기업(사측)이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산업계에서는 현대차·한국GM 노조의 파업을 두고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대내외적인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린 것처럼 무의미한 노조의 정치 파업이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노조가) 정치적 이익을 위한 파업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완성차 노조의 정치 파업이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우려해왔다. 가장 최근 벌어졌던 정치 파업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 촉구 파업이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이번 부분 파업과 동일하게 하루 2시간씩 부분 파업을 강행했다. 한 해에만 24번의 부분 파업을 진행하며 약 3조 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2006~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 2003년 비정규직법, 주 5일 근무제 촉구 파업 등을 겪었다.

민주노총과 노조 지형을 양분하는 한국노총도 파업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산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는 전일 대표자 회의를 열고 퇴진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42개 지부 내 조합원 10만여 명을 둔 금융권에서 대형 노조다. 단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처럼 전체 총파업을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권 비판 수위를 정권 퇴진으로 올리고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의 사회적 대화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장 본부장은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라 여러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런 변화와 위기 땐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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