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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기업 박차고 나온 두 청년 대표… “한식의 미학 세계로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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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혁, 유상 오리지널스 공동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정수 기자
박준혁, 유상 오리지널스 공동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이정수 기자

여기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청년 대표들이 있다. 바로 오리지널스의 박준혁, 유상 공동 대표다. 한 명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 또 한 명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열정 넘치는 청년이다.

성격도, 전공도 다르지만 ‘창업’이라는 같은 꿈을 위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처음엔 뚜렷한 사업 아이템조차 없었다. 하지만 “일단 부딪혀 보자”는 열정 하나로 뛰어든 분야는 바로 ‘요식업’. 평소 관심도 많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산업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렇게 시작된 캐주얼 레스토랑 심퍼티쿠시(Szimpatikus)는 큰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그 성장세는 빨랐다. 7년이 안되는 시간 동안 서울 내 신사, 용산, 여의도 등 5곳으로 그 범위를 넓힌 것이다.

요식업에 매력에 빠진 둘은 이번엔 그 확장 범위를 넓힐 필요를 느꼈다. 유 대표는 “요식업을 택한 것은 이전부터 먹을 것은 삶과 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하다 보니 진지해졌고,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 욕구도 생겼다”고 회고했다. 다만 이 둘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한식’이다. 한국적인 맛이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후 오리지널스는 2020년에 국내 제철 식재료로 계절마다 코스를 선보이는 파인 다이닝 콘피에르(Confier)를, 이어 2022년에는 약과 브랜드인 생과방을 출범했다.

심퍼티쿠스의 전경. /오리지널스
심퍼티쿠스의 전경. /오리지널스

그 반응 역시 뜨겁다. 콘피에르는 2019년 도산공원 인근에서 시작해 지난해엔 서울역 그랜드 센트럴 지하 2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올해 기준 월평균 2500~3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그중 약 20%가 외국인 고객이다. 박 대표는 “최근 한국 콘텐츠의 열풍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며 “또한 콘피에르의 다른 장점으로는 제공하는 가치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고 했다. 보통 파인 다이닝 업장이 저녁 2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때 콘피에르는 가장 기본 저녁 코스가 10만원이 채 안 된다.

생과방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생과방은 약과를 중심으로 한 전통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물엿 대신 조청을 사용하는 등 그 품질 또한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조청 함유량을 50%까지 높이며 다른 약과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풍미를 내고자 했다”며 “더 좋은 품질의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연구 시설에서 과학적으로 접근 중”이라고 했다. 현재 생과방은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및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한국관광공사에서 선발하는 2024 한국 대표 관광기념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콘피에르의 흑돼지 메뉴. /오리지널스
콘피에르의 흑돼지 메뉴. /오리지널스

해외에서도 협업 요청이 잇따랐다. 뉴욕의 한식 주점 호족반과의 협업을 통해 약과 200개가 프리 오픈과 동시에 완판되는 성과도 거뒀다. 파리 패션위크, 벨기에 한국유럽문화원 행사에도 선보으며 해외에 약과의 매력을 널리 전하고 있다. 올해 생과방의 예상 매출액은 20억원 정도다.

다만 오리지널스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K-디저트를 넘어 K-푸드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기 때문이다. 먼저 약과 외에도 유과 등 다른 전통 디저트로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면세점 입점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넓히고자 한다. 조선비즈는 한식이 현재 세계화 기로에 놓여있는 지금,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박준혁, 유상 대표와의 일문일답.

―간단한 약력 소개 부탁드린다.

박준혁 (이하 박) “1989년생 박준혁이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2년 정도 다니다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유상 (이하 유) “1990년 유상이다. 중앙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홍보팀에 있었다. 마찬가지로 2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했다.”

―오리지널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박 “오리지널스는 캐쥬얼 다이닝 심파티쿠시, 파인 다이닝 콘피에르, 디저트 업체 생과방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 약 120억원 정도다. 현재 직원은 약 100명 정도다. 매출 중 심퍼티쿠시는 약 70억원 정도, 콘피에르는 30억원, 생과방은 20억원 정도를 차지한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심퍼티쿠시는 약 50% 정도 성장했고, 콘피에르는 200%, 생과방은 500% 성장했다.”

생과방의 주력 상품인 약과 모음. /오리지널스
생과방의 주력 상품인 약과 모음. /오리지널스

―그 성장 비결이 궁금하다.

유 “각 브랜드마다 다른 전략을 택했던 것이 유효했다. 콘피에르는 사실 24평대 매장에서 시작했다. 이어 110평대로 옮기면서 좌석 수, 또 손님 수도 3배가량 늘었다. 손님들이 사실상 키워준 것이다. 심퍼티쿠시는 캐쥬얼 와인바로 운영하다 레스토랑으로 경로를 틀면서 성장했다. 생과방은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시장을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했다. 특히 온라인이 강세다. 2022년 12월 출범했는데, 이듬해 4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디저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등 여러 부분에서 한식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 전통과 현대의 맛은 어떻게 배합하고 있는가.

박 “전통을 일단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 한다. 그러려면 신선한 시각이 필요하다. 또한 체계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가령 생과방의 경우, 핵심 셰프들이 대부분 파인다이닝 쪽 경력이 많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전통 과자에 익숙치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 새로운 접근이 가능했던 것 같다. 해답지를 보고 문제를 풀면 그 풀이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문제만 보고 풀이를 고민한다면 무궁무진한 방정식을 도출할 수 있다.”

유 “맞다. 또한 전통성을 가지되, 현대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 기법을 섞기도 한다. R&D 팀원들에게 미션을 주기도 한다. 생산, 제조 방식을 현대적으로 고민해 보라는 식이다. 또한 전통과 현대의 배합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사실 딱 무 자르듯이 그 범위를 나누는 게 어렵다. 다만 그 본질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가령 약과를 볼 때 이게 약과라고 인식할 수 있는 부분과 같이 말이다. 그 틀 안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부분을 가미하고 있다.”

박준혁, 유상 오리지널스 공동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모습. /오리지널스
박준혁, 유상 오리지널스 공동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모습. /오리지널스

―사업 파트너면서 입사 동기라고도 들었다.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

박 “유상 대표는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였다. 상대적으로 차분한 나와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가 함께하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유 “박준혁 대표는 일단 나와 잘 맞았다. 이야기가 잘 통했다. 또한 매우 머리가 좋다. 두서없이 설명해도 핵심을 잘 파악한다.”

―외식업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 “사실 둘 다 요리 관련 배경이 없다. 그렇지만 요식업이 주는 매력엔 언제나 관심 있었다. 나만의 레스토랑을 여는 것은 곧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도 의미하지 않나. 이러한 로망 때문에 부끄럽지만 조금 무턱대고 시작한 감이 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처음에 주방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잘 몰라 너무 작게 만들거나 식기세척기도 두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차곡히 배우니 이젠 사명감까지 갖고 일하게 됐다.”

유 “사업은 하고 싶은데, 마땅한 아이템이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는 매일 먹지 않나. 맛있는 음식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녹록지 않더라.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벼운 마음가짐은 버리고 더욱 진중하게 다듬어졌다.”

―심파티쿠시, 콘피에르, 생과방 등 각 브랜드의 운영 방안은 어떻게 되는가.

박 “모든 브랜드를 운영할 때 ‘지속가능성’을 핵심가치로 생각한다. 한순간 떴다가 지는 트렌디한 브랜드가 아닌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를 지향한다. 심퍼티쿠시는 양식 레스토랑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콘피에르는 파인다이닝에서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좋아하고 시즌이 바뀔때마다 방문하고 싶은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유 “생과방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K-디저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약과는 첫 출발이었고, 내년부터는 다양한 한국 디저트를 발굴 및 현대적으로 개량해 고객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현재는 내국인 고객분들의 비중이 높은데, 내년부터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매출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 해외 커머스 플랫폼 입점 및 B2B 판매 등을 통한 해외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오리지널스의 앞으로 목표는?

박 “지난 7년간 코로나 등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회사의 구조도 단단해지고, 훌륭한 팀이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가고 싶다.”

유 “요즘 해외에서 한국에 관심이 많아진 것을 체감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팝, K-뷰티, K-콘텐츠에 이어 K-푸드가 글로벌 문화로서 자리 잡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저희 도전을 지켜보고 많이 응원해 달라.”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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