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판매 강세, 전기차 부진 뚜렷
현대·기아, 점유율 유지 속 과제 산적
르노, 그랑 콜레오스로 289% 성장
국내 완성차 시장이 11월 한 달 동안 12만3793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고금리와 고물가에 직면한 가운데, SUV와 일부 세단이 실적을 견인했지만, 전기차의 부진은 업계 전반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통적인 강자로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르노는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적인 판매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4배에 달하는 판매 성장을 기록하며 아반떼와 그랜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SUV로 지킨 1위, 싼타페의 굳건한 존재감
현대차는 5만2219대를 판매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SUV 라인업의 역할이 컸다. 대표 모델 싼타페는 전년 대비 13.7%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국산차 판매 2위에 오르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보였다.
여기에 쏘나타가 택시 모델 효과를 등에 업고 6658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증가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반면, 전기차는 여전히 현대차의 약한 고리로 남았다. 아이오닉 5는 1252대에 그쳤고, 포터2 일렉트릭은 1268대로, 모두 예년 평균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연말까지도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 만큼, 내년 출시될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에 거는 기대가 크다.
쏘렌토, 두 달 연속 베스트셀링카 등극
기아는 4만8192대를 기록하며 현대차에 이어 2위를 지켰다. SUV가 주도한 가운데 쏘렌토는 1만434대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국산차 시장에서 월 1만 대를 넘긴 차량이 드문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뒤를 이은 카니발은 7516대로 기아의 실적을 떠받쳤다.
그러나 세단 부문에서는 약세가 두드러졌다. 쏘나타에 밀린 K5는 2645대에 그쳤고, K3는 단종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방어할 카드가 부족한 실정이다.
기아 역시 전기차 부문에서 고민이 깊다. 새로 투입된 EV3가 2284대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는 했으나 EV6와 EV9 판매량이 각각 전년 대비 29.7%, 61.6% 감소했다는 점은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필요성을 시사한다.
르노코리아, 289.4% 성장…그랑 콜레오스의 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1만95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대표 모델 G80과 GV80은 각각 3487대, 3362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
플래그십 세단 G90도 683대를 기록하며 브랜드 위상을 지켰다. 다만, 엔트리 모델 G70과 GV60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 모델의 성장이 뒤따랐다면 월 2만 대 판매도 가능했을 실적이라는 평가다.
르노코리아는 7301대로 지난해보다 무려 289.4% 성장하며 주목받았다. 그 중심에는 그랑 콜레오스가 있었다.
이 모델은 6582대로 월평균 판매량의 4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며 르노코리아를 국내 시장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가솔린 터보 모델까지 라인업에 합류하며 추가 성장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SUV의 약진과 전기차의 부진이라는 명암이 교차한 이번 11월 실적은 국내 완성차 시장의 고민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내년에는 각 브랜드가 신차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어떻게 반등을 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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