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삼성과 LG전자,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가 독주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대항마로 꼽히는 캐나다 AI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투자했다고 미국 통신 「블룸버그」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텐스토렌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짐 켈러는 한국의 삼성증권과 AFW파트너스가 주도한 7억 달러 규모의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삼성과 LG전자 등이 투자했다고 이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투자에는 우리 기업 외에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 회사인 베조스 익스페디션과 미국 3위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도 참여했다.
이들은 텐스토렌트의 기업 가치를 26억 달러(3조6천569억원)로 평가하고, 엔비디아를 제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고 통신은 전했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선구자’로 불리는 짐 켈러가 2016년 설립한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짐 켈러는 AMD와 애플, 테슬라 등에서 일하며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꼽힐 업적을 남긴 뒤 텐스토렌드에 합류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HBM을 사용하면 엔비디아를 이길 수 없다. 엔비디아가 가장 많은 HBM을 구매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텐스토렌트가 사용하는 RISC-V라는 개방형 표준을 언급하며 “오픈소스는 더 큰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엔지니어를 끌어들이는 열정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텐스토렌트와 협업을 해온 삼성과 LG전자는 이번에 첫 투자를 했다. 지난해 텐스토렌트에 5천만달러를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추가로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산하 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를 통해 텐스토렌트의 1억 달러 투자를 공동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0월 삼성전자는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AI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결정됐다.
LG전자는 TV와 다른 제품용 반도체를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개발해 왔다.
캐나다 수출개발공사, 온타리오주 의료연금, 베일리 기포드 등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텐스토렌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엔지니어링 팀을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기술을 시연하기 위한 대규모 AI 교육 서버도 구축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전력 소모가 많아 비용 효율성이 떨어진다. 텐스토렌트는 오픈소스로 다른 기술 공급업체와 상호 운용성을 높여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AI 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텐스토렌트의 첫 번째 칩은 글로벌파운드리에서 제작했다. 다음 칩은 삼성전자와 TSMC에서 나올 것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가 밝혔다. 최첨단 2나노 공정을 위한 설계를 시작했고, 삼성전자와 TSMC가 내년에 대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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