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 1년간 25%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이런 추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청년층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노트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를 발표했다. 보고서 집필에는 한은 고용분석팀 이수민 과장과 오삼일 팀장이 참여했다.
집필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235만명)였는데, 올해 9월에는 15.7%까지 올라갔다. 분석대상 기간(2012년 1월~올해 9월) 중 가장 높다.
청년층(25~34세)이 이런 증가세를 주도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작년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25.4% 증가했다. 전체 청년층 중 쉬었음 인구의 비중도 작년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층(60세 이상)과 핵심연령층(35~59세)에서 쉬었음 비중이 각각 15%, 20% 안팎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를 취업경험 유무로 나눠 살펴보면 취업경험이 있는 청년층의 비중이 높았다. 올해 9월 기준으로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 중 38만6000명이 취업경험이 있었다. 취업경험이 없는 사람은 3만3000명에 불과했다. 이는 취업을 경험한 이후 더는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별로 다시 나눠보면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경우(자발적 쉬었음)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쉬는 경우(비자발적 쉬었음)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났다. 자발적 쉬었음은 작년 1월 13만명에서 올해 9월 14만명으로 꾸준히 늘었고, 비자발적 쉬었음은 작년 1월 4만6000명에서 올해 1월 3만7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 9월 6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핵심연령층에서 최근까지 자발적 쉬었음이 줄고 비자발적 쉬었음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핵심연령층의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는 작년 1월 16만2000명에서 올해 1월 14만6000명으로 줄어든 뒤 9월에는 13만3000명까지 감소했다. 비자발적 쉬었음은 작년 1월 14만2000명에서 올해 1월 13만2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 9월 14만3000명으로 다시 늘었다.
집필진은 “청년층은 핵심연령층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는 기업의 경력직 및 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 외에 경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족(NEET·학업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취업을 위한 훈련도 받지 않는 젊은이)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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