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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게시판’ 논란에 ‘사법 리스크’로 내우외환에 빠진 여야 당 대표가 현장에서 답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생에 신경 쓰는 모습을 앞세워 외연 확장은 물론 내부 분란도 함께 잠재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도 예산을 두고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양당 대표가 이미지 관리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일 지난주 수도권 폭설로 피해를 입은 경기도 안양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과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을 연달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상인들을 위로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속한 피해 복구와 함께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감액 처리함으로 인해 재해 대책 예비비 또한 삭감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피해 현장 방문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 신속하게 대비하기 위해 민주당이 날려버린 재해 대책 예비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재해 대책 예비비 삭감은 이재민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해 대책 예비비가 있다면 1~2주 안에 이재민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지만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하면 수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정치권 모두 민생 문제는 정쟁이나 오기 부리지 말고 오로지 국민들의 마음만 생각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월 첫 일정으로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민심 잡기에 나섰다.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로 여러 ‘사법 리스크’ 중 한 고비를 넘긴 이 대표는 자신의 경제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을 알리는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 주요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내년도 예산안 협조를 위해 이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경북도청을 찾은 이 대표는 이철우 경북지사의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예산 지원 요청에 대해 “APEC 사업의 경우 우리도 현실적으로 공감한다”며 “증액이 필요하면 수정안을 내면 된다”고 협조 의사를 밝혔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는 이 지사에게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위기에서 고향 경북을 잘 지키고 발전시켜줘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정부의 예산 편성 및 재정 운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히 자신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를 앞세워 험지 상인들의 민심 잡기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포항시전통시장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연합회 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역화폐·소비쿠폰 등에 지원하겠다고 하면 ‘퍼준다’고 비난을 하는데 답답한 일”이라며 “예산은 결국 국민이 낸 세금이다.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거나 유익한 곳에 쓰지 않고 쓸데없는 특수활동비에 쓰면 좋겠느냐”고 지적했다.
여야 대표들이 일제히 ‘민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거대 양당은 정부의 내년도 살림살이와 직결된 예산안 문제를 놓고서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갈등 해결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2차 대표 회담’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 수장들이 갈등 중재 노력은 뒷전으로 둔 채 ‘이미지 정치’에만 신경 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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