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 쳐지는 목성의 바다 위성 ‘유로파’.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는 혹시 모를 바다 탐사를 위해 손바닥만 한 작고 귀여운 수중 로봇을 개발했다.
미국 항공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나사는 최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수영장에서 ‘스윔’ 수중 탐사 로봇을 테스트했다.
휴대폰보다 조금 큰 물고기 모양의 수중 로봇은 프로펠러를 이용해 별다른 조종 없이도 안정적으로 기동했다. 4개의 플랩(날개 2차 조종면)과 2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이 로봇은 잔디깎기 기계처럼 앞뒤로 움직이며 23M 길이의 수영장을 자유롭게 누볐다.
해양 탐사 임무 개념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로 인해 탄생했다. 2030년, 나사의 유로파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가 49번의 플라이바이를 통해 과학 장비를 보낼 준비를 마치면, 인류는 이 위성의 얼음 면 아래 바다에서 생명체 징후를 본격 탐사하게 된다.
유로파 클리퍼에는 발사 당시 가장 발전된 형태의 과학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지만, 소금기 가득한 바닷물 속에서 기동할 로봇은 탑재되지 않았다.
이에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JPL) 과학자는 바닷물에서 생명체 증거를 찾을 스윔(SWIM; Sensing With Independent Micro-swimmers)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얼음을 녹이는 ‘크라이오봇'(cryobot)이 유로파 표면에 구멍을 뚫고, 자체 추진식 로봇 수십대를 와르르 쏟아부어 유로파의 바다 곳곳을 탐사하겠다는 것이다.
각 로봇에는 온도, 압력, 산성도, 전도도, 화학적 구성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집약된 해양 구성 센서가 탑재된다. 또한 데이터를 전송하고 위치를 삼각 측량할 수 있는 무선 수중 통신 시스템도 장착될 예정이다.
이번에 테스트한 장치는 3D 프린터로 뽑아낸 플라스틱 동체와 저렴한 모터에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칩을 달아 임시로 만든 프로토타입이다.
임시용이기 때문에 길이 42cm, 무게 2.3kg 정도로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이를 추후 12cm까지 줄일 계획이다.
나사 JPL 스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선 샬러 수석 연구원은 “생명체의 필수 요건은 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사는 우주 탐사를 위해 수중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며 “또한 이 로봇은 해양학 연구 지원이나 극지방 얼음 아래에서 중요한 측정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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