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부품가 10% 인하 요구
중국 전기차 업계 가격 압박
한국 배터리 산업 큰 도전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결전이 벌어질 것이니, 모든 공급망이 힘을 모아야 한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부품사들에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다. 이 한 통의 메일이 전 세계 전기차 업계, 특히 한국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BYD, 부품 가격 인하로 가격 전쟁 신호탄
BYD 허즈치 부사장은 최근 부품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내년 1월 1일부터 부품 가격을 10% 인하하라”며 “12월 15일까지 새 가격을 통보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부품사들이 즉각 반발하며 논란이 커지자, BYD는 “가격 협상은 일상적인 일이며, 10% 인하는 의무가 아닌 목표”라고 해명하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BYD만의 상황이 아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의 자회사 상치다퉁도 협력사들에게 10%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자동차 업계 전반이 전방위적인 가격 압박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 과잉과 잇따른 신차 출시로 인해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가격 전쟁이 시작됐음을 전했다.
한편,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액은 2018년 22억 7,000만 달러(약 3조 1,661억 원)에서 2023년 11억 1,100만 달러(약 1조 5,496억 원)로 급감하며, 연평균 16.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 공급망을 강화하고 자동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 배터리 업계, 중장기적 도전 과제 직면
한편, 배터리 산업도 위기감이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은 대규모 구매 고객사를 대상으로 3년간 파격적인 가격 인하를 결정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CATL은 탄산리튬 가격을 현재 시세의 절반 수준인 톤당 20만 위안(약 3,854만 원)으로 고정해 배터리 가격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 심화, 시장 점유율 하락, 기술 격차 축소 등 여러 도전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정부의 전략적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한국 자동차 및 배터리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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