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열쇠를 쥐고 있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기업 결합에 대해 승인을 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재편으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두 회사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세 개 LCC가 통합에 나서기 때문이다. 항공시장 재편 2라운드라 할 수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한 뒤 차례로 대한항공 산하 진에어(항공기 보유 대수 26대)와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린 에어부산(24대), 에어서울(5대)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LCC 3사가 통합 운영되면 항공기 보유 대수 기준(55대)으로 제주항공(42대)을 누르고 1위가 된다. 통합 LCC의 매출(지난해 기준)도 2조5000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 또한 14.9%(지난해 기준)로 제주항공(10.8%)을 앞지른다.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20년 가까이 국내 LCC시장을 주도해 온 제주항공으로서는 강력한 도전자를 만난 셈이 된다.
이에 제주항공은 다른 LCC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울 것으로 관측다.
실제, 제주항공은 이미 이스타항공을 인수 후보 1순위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이스타항공은 인수한 후 재무구조를 개선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데 따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통합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33대를 보유하고 있는 LCC시장의 또 다른 강자 티웨이항공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나온 대한항공의 유럽 네 개 노선을 넘겨받아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유럽 노선에 취항했다. 티웨이항공은 자력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을 따내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의 현재 1대주주는 예림당과 2대주주인 대명소노가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 사업다각화를 노리는데다 자금력까지 갖춘 대명소노가 언제든 1대주주로 올라 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티웨이항공은 보다 공격적인 자세로 LCC시장을 재편할 수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에 관련해 티웨이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시장을 지켜 보면서 대응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양대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으로 촉발한 LCC업계의 재편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항공산업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항공사는 몸집이 커질수록 유류 도입 원가, 공항 사용료, 기재 리스비 등에 대한 협상력이 올라가 비용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짚었다. 다만, 소비자 후생측면에서는 가격 상승, 소비자 편익 감소 등의 폐혜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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