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이를 따라가지 못한 몇몇 브랜드의 상업적 매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폭스바겐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기업 중 하나이다.
심각한 경영난에 공장 폐쇄∙구조조정 검토 中
폭스바겐은 현재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재 공장 매각 결정, 자사 제조∙부품 공장 한 곳씩 폐쇄 검토,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등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CEO 토마스 셰퍼는 자동차 미디어 플랫폼 ‘모토1(Motor1)’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과잉 생산과 비용 절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년퇴직 등으로 인력이 감축되기를 바라지만, 불가능할 경우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조정의 대상과 폐쇄 조치될 공장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으나, 토마스 셰퍼가 해당 인터뷰에서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이 타지역에 비해 노동 비용이 두 배나 들어가며, 추가로 40억 유로의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독일 폭스바겐 공장 인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과 노고의 긴장 관계가 점점 고조되면서, 12월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언어’, 과연 승부수 될까?
폭스바겐 개발 책임자 카이 그루니츠가 최근 개최된 ‘2024 LA 오토쇼’에서 진행한 오토 익스프레스(Auto 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폭스바겐 ID.3와 ID.4 모델은 2026년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폭스바겐의 복귀를 알릴 두 차량은 브랜드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우리의 정체성을 그대로 나타내되, 이를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표현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을 폭스바겐이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로의 회기를 선택하고, 브랜드가 본래 지향했던 디자인 철학을 재조명하려 한다고 해석했다. 확실히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첨단 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을 통한 조작을 선택하는 것에 반해, 폭스바겐은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버튼’을 추가할 예정이다. 2025년 출시 예정인 ID.2all 콘셉트 모델에서 이를 증명하기도 했다.
또한 카이 그루니츠는 “현재 폭스바겐이 배터리 비용 절감과 성능 개선을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추고, 고객에게 더 매력적인 차량을 제공하고자 한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즉, 폭스바겐은 클래식을 유지한 채로 차량 디자인에 변화를 꾀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은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자사 경영난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고객의 기대감은 여전히 낮아
그러나 폭스바겐 측의 기대와는 고객의 기대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폭스바겐 회장 올리버 블루메가 2022년 임시 주주 총회 당시 품질 향상과 새로운 디자인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 출시된 폭스바겐 모델은 고객에게 큰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게다가 카이 그루니츠가 이야기한 개편 내용이 올리버 블루메가 연설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앞으로 폭스바겐이 보여줄 변화에 대한 기대치를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폭스바겐은 최근 미국 전기차 리비안(Rivian)에 약 1조 1천여억 원을 추가 투자해, 총 약 8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디자인 언어 변화와 더불어 최신 소프트웨어 기반의 차량 개발로 경영난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과연 폭스바겐의 노력이 자사의 이미지와 떨어진 신뢰도를 개선하고, 고객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지 전개에 관심이 집중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