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교육부 검정 심사를 통과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76종이 29일 관보에 게재돼 다음달부터 학교 현장에 배포된다.
검정을 신청한 심사본 총 146종 중 52.1%가 검정을 통과했다. 각 학교는 최종 합격본 중 수업에서 쓸 과목별 교과서를 하나씩 선정하게 된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2025학년도 새학기부터 서책형 교과서와 함께 교실에서 사용할 방침이다. 우선 적용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며 적용 교과는 수학, 영어, 정보 과목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별 능력과 수준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사용하는 모든 학생이 같은 수업 진도를 나가는 게 아니라 각 학생의 성취 수준, 학습 현황 등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분석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나 문항을 제공하도록 제작됐다.
교사가 AI 디지털교과서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을 파악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이끌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AI 디지털교과서 배포와 사용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작지 않다.
먼저 교사들은 이제 배포를 앞둔 AI 디지털교과서를 새학기 시작 전 사용법을 익히고 이를 활용한 수업 방안을 마련하기에 시간이 촉박하단 지적을 한다.
또 학생들의 디지털 과몰입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이미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 사용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서까지 디지털 기기를 쓰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교과가 아닌 다른 온라인 콘텐츠와의 접속도 염려한다.
일부 시도 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배정할 예산 마련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에 더해 국회 교육위원회는 28일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각급 학교에서 교과서는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진만 교육자료는 학교장 재량으로 선택 사용할 수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위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할 경우 지역·학교 간 여건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달라져 학습 격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여당 불참 속에 개정안이 통과됐다.
교사·학부모·교육청 등 교육 주체들의 우려 속에 교과서의 지위를 잃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교육부의 도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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