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형주(62) 신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한국 체육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며, 무너진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하 이사장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체육공단 운영 방안과 한국 체육계의 현주소에 대해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
하형주 이사장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남자 유도 95㎏ 이하급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유도의 영웅으로, 선수 은퇴 이후 37년간 동아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해왔다. 2022년부터는 체육공단 상임감사를 맡아 1년 4개월간 재직한 뒤, 올림픽 금메달 40주년을 맞아 대한체육회의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되었고, 최근 체육공단 제14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후 이렇게 많은 분들과 공식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떨린다”며, 체육공단의 역할과 한국 체육계의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하 이사장은 “우리 체육공단의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나아갈 방향성을 정확하게 정립하는 것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체육공단이 설립된 취지와 서울 올림픽의 정신에 맞게 재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한다면 우리가 가는 길에서 흔들리지 않고 국민을 대표하는 스포츠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지만, 실패했을 때 더 큰 힘을 쏟을 수 있었던 것은 기초 체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체육공단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 이사장은 최근 체육계의 여러 잡음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 중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의 업무 방해, 금품 수수, 횡령 등의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사를 의뢰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왜 이렇게 되었나 싶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얼마나 잘했나”라며, “체육계가 원칙이 깨지고 정상화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차기 체육회장에 대해 “체육을 온몸으로 해왔던 분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운동선수들의 사고와 기량은 21세기에 있지만, 가맹단체의 사고나 행정은 40년 전과 똑같다. 변화가 없다”며 조직의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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