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광기(?)는 이길 수 없다.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며 혼잡스러운 출근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오늘 오전 8시 기준 폭설로 선로에 눈과 나뭇가지 등이 쌓이면서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됐다.
이날 단연 눈길을 끈 건 ‘스키’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이었다. 경기 용인시에는 4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느리게 주행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유유히(?) 스키를 타고 지나가는 남성이 포착된 것. 온라인 상으로 “출근 스키맨이 등장했다”, “낭만있다”라며 신기해하는 목격담이 쏟아졌다. 배낭을 메고 모자와 장갑까지, 완전무장을 한 채 눈 쌓인 갓길을 거침없이 달리고 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의 정체는 전직 국가대표 스키 선수였다. 지금은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체육 교사 김정민 씨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하다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냥 스키를 타고 가는 게 빠를 것 같아서 출발해서 (도착까지) 한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너무 힘들어서 오랜만에 스키 타니까 팔뚝이 부러질 것 같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눈길을 헤치고 무려 12km 거리를 스키로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막상 도착했는데 학교에는 휴교령이 떨어진 상태였다. 김 씨는 오늘 퇴근길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편, 폭설로 인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어제(27일) 오후 5시 49분쯤에는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만종사거리~심평사거리 방면 국도에서 차량 53대가 추돌했다. 이 사고로 1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저녁 7시 26분쯤에는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제설 작업 중에 상부 철제 그물(가로 100m, 세로 30m)이 무너져 바닥 그물에 있던 눈을 치우던 7명 가운데 2명을 덮쳤다. 소방 당국은 심정지 상태인 30대 1명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