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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전문가들 “韓 ADC 기술 글로벌 경쟁력 충분… 임상 속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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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ADC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전략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7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로카우스 호텔에서 ‘2024 제약바이오산업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27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4 제약바이오산업 혁신 포럼’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27일 서울 용산 나인트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4 제약바이오산업 혁신 포럼’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ADC는 항체에 약물(페이로드)을 연결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혁신 항암 기술로 소위 ‘유도미사일 항암제’라고 불린다. ADC는 최근 항암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달리티(약물전달체)기술이다.

ADC 분야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활동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 1000억달러(140조원)로, 20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로 ADC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중이다.

이번 포럼은 ADC 플랫폼 기술이 고도화된 차세대 의약품과 기존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적응증 및 병용요법 등으로 확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ADC 플랫폼 또는 치료제 개발의 향후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이 ‘국내외 ADC 개발 동향 및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 등을 공유했다.

서근희 위원은 “이미 한국 ADC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갖췄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세계 기업이 ADC 신약 개발에 뛰어든 만큼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야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ADC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Payload)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포 내부 침투 기능이 있어 강력한 암세포 파괴에 효과적이며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도 최소화했다. 특히 서 위원은 페이로드가 다변화하면서 ADC 치료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최근 ADC를 대표하는 엔허투의 경우 매번 새로운 임상을 통해 기존 치료제 대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HER2를 타깃하는 신규 치료제가 엔허투를 뛰어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와 같은 ADC 개발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에 결합한 단일클론항체 ‘트라스트주맙’과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하는 ‘데룩스테칸’을 링커로 연결한 ADC다. 그간 기존 치료제로는 HER2 발현 유방암·위암 환자 치료에 제한이 있었는데 엔허투는 이러한 미충족수요를 해결해준 항암제로 등극했다.

특히 서 위원은 “과거 링커나 페이로드가 충분히 발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추후 각 분야별 발전이 이뤄지면서 임상 결과가 서서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ADC를 구성하는 기술이 충분히 발전했기 때문에 개발 속도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서 위원은 ADC 내성 문제도 염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DC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표적 항원의 발현 감소 ▲항원 돌연변이 ▲세포 내 약물 전달 감소(내재화 불가, 내재화 과정 결함 등) ▲약물 분해와 배출(다약제 내성 펌프 단백질 과발현) ▲세포 대사의 변화(암세포가 DNA 복구 기전 활성화) 등이 존재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적절한 타깃 설정과 페이로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동명 기자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적절한 타깃 설정과 페이로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동명 기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 위원은 ▲이중항체 ADC ▲비활성 상태 항체 PDC(펩타이드-약물 접합체) ▲차세대 면역 자극 항체 접합체(ISAC) ▲항체-분해 약물접합체(DAC) 등의 개발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위원은 “예전보다 국내 업체들이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개발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신약 생산을 뒷받침해줄 국내 상장 기업들도 기술 확보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날 행사에는 정철웅 리가켐바이오 연구소장을 비롯해 유원규 에이비엘바이오 연구소장,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 류요섭 인투셀 연구소장 등도 참여해 각사의 ADC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기술이전한 ADC 후보물질 ‘LCB97’의 단기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하기도 했다. LCB97은 리가켐바이오 고유의 ADC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발굴·개발된 ADC로,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L1CAM을 타깃한다.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0월 오노약품공업과 ADC 관련 2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LCB97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독점권을 이전하는 계약과 ▲복수 타깃을 대상으로 하는 ADC 원천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이다. 구체적인 계약금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며 계약 2건의 총 규모는 9435억원 이상이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인 ABL206, ABL209, ABL210 등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2022년 설립된 미국 법인에서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 개발에 필요한 전문 인력 영입을 시작으로, 2025년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3개가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6년에는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지난해 9월 네덜란드 ADC 개발사 시나픽스(Synaffix B.V)로부터 토포아이소머라제1(Topoisomerase1) 저해제 엑사테칸(Exatecan) 기반의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달에는 인투셀로부터 ADC 플랫폼 ‘오파스-넥사테칸(OHPAS-Nexatecan)’을 도입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에 ADC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한국 산업계도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 연구를 늘려 나아가고 있다”며 “진흥원은 오픈이노베이션 및 성과 공유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산업계, 학계, 병원 등 다양한 헬스케어 전문가들이 소통과 논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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