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스트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식물과 함께 지냈다
나는 브라질 남부 열대우림 지역인 ‘대서양 숲(Mata Atlântica)’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대서양 숲은 3000종 이상의 나무와 함께 다양한 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000종이 넘는 새로운 식물이 발견됐다. 숲의 강렬한 풍경은 자연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고, 작업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몇 년 후 런던으로 이주해 리버풀 스트리트 역의 플라워 키오스크에서 일했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닌 플로리스트가 된 이유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플로리스트로 일했지만 내 직업 선택지에는 없었다.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내가 무얼 할지도 모른 채 런던으로 이주한 것이 발판이 됐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이민자에게는 일자리가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펍에서 일했고, 그 후에는 역의 출입문 옆에 있는 작은 꽃집 가판대에서 하루에 30개의 꽃다발을 만들었다. 겨울이라 손이 얼어붙는 날이 많았고 꽃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지만, 그 작은 공간에서 마침내 내 사명을 찾았다.
다양한 플로럴 스타일 중에서 일본 전통 꽃꽂이 예술 중 하나인 ‘소게쓰 이케바나(Sogetsu Ikebana)’ 교육을 받았다
함께 일하던 친구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꽃꽂이를 가르치는 일본인 남성 시게오 스가(Shigeo Suga)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게오 스가는 이케바나 마스터이자 소게쓰 이케바나 학교의 런던 지부 전 이사였다. 한번 배워보라는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 도전했고, 이케바나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꽃을 단순한 아름다움 그 이상으로 봤다. 그리고 진정한 자연을 보고 싶다면 숲으로 가야 한다고, 꽃꽂이는 인간의 감정에 관한 것이라고 가르쳐줬다. 꽃에 또 다른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지 않는다면, 꽃을 자르는 건 의미 없다. 나는 11년 넘게 꽃꽂이를 공부해 왔고, 이 예술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2017년에 설립한 런던 플라워 스쿨(LFS)은 화훼 산업 교육의 경계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런던 플라워 스쿨은 플로리스트 교육 방식을 바꾸려는 내 깊은 열망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 업계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트렌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창의성을 가르치는 유일한 방법은 개인에게 권한을 주고, 자신의 독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LFS는 플로리스트를 예술가로서 인식하고 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플로리스트는
우리는 어느 때보다 자연과 다시 연결돼야한다. 플로리스트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살아 있는 세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우리 자신의 존재를 탐색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작품에 어떤 이야기를 담나
식민주의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식물 자체의 이야기를 풀어내 ‘보태니컬 아트’를 강조한다. 보태니컬 아트는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데 많은 잠재력을 가진 장르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자연의 생명에 대한 존중 때문에 꽃을 자르는 일을 깊이 고민하게 된다. 식물에 내가 가진 에너지를 전달해 두 번째 생명을 주고 싶다. 내 작품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오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플라워 워크숍의 시연자로 자주 한국을 방문한다. 당신이 한국에서 얻는 영감이 있다면
나는 한국의 역사 속 예술가들이 자연을 묘사한 방식에 매료됐다. 한국식 채색화를 처음 봤을 때 몇 달 동안 기억에 남았고,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예술 작품 외에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의 재능과 헌신에도 큰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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