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유정 기자] 같은 제조원에서 만들어진 PB(자체 브랜드)상품이라도 유통업체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제조원과 유통업체별 정책에 따라 가격 차이가 최대 10%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시대, 단위가격을 비교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숨은 비용을 지불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PB상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만, 실제로는 제조원, 유통 형태, 가격 정책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4일 공개한 주요 PB상품 가격 분석 결과, 같은 제조원에서 생산된 상품이라도 유통업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최대 10%까지 벌어졌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PB 생수(2L)를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에서의 단위가격(100㎖)은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7원으로 같았고, 홈플러스는 18원으로 약간 높았다.
그러나 이커머스에서는 같은 단위 생수라도 SSG닷컴은 17원이었지만, 쿠팡은 26원으로 무려 52.9% 비쌌다. 이는 수원지, 제조원, 최소 판매 단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PB 즉석밥 역시 제조원은 동일했으나 유통업체별 가격 정책 차이로 단위가격에 격차가 있었다. 대형마트 중 이마트와 SSG닷컴의 즉석밥은 100g당 429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롯데마트는 472원으로 약 10% 높았다. 반면 쿠팡은 412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용량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PB 소시지는 돼지고기 함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뚜렷했다. 롯데마트는 돼지고기 함량 90.69%의 제품을 10g당 120원에 판매해 가장 저렴했지만, 이마트는 함량 93.32% 제품을 136원에 판매하며 품질 대비 높은 가격을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과 가격 사이에서 선택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PB 우유(1A등급)와 화장지도 유통 형태와 제조원 차이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PB 우유는 쿠팡이 100㎖당 236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SSG닷컴은 264원, 롯데마트는 278원으로 더 비쌌다. 화장지(3겹)도 SSG닷컴과 이마트가 10m당 107원으로 최저가였지만, 롯데마트는 154원으로 약 43.9% 비쌌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일부 유통업체의 단위가격 미표시 및 표시 오류를 확인했다. 6개사 36개 상품 중 17개에서 오류가 발견됐으며, 이에 대해 모든 업체가 개선 의사를 밝혔다.
또한, 단위가격 표시 의무가 온라인몰로 확대되는 법 개정도 예고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대형 온라인몰에도 단위가격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PB상품도 품질과 가격 간 균형을 따져보고, 단위가격 비교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명한 소비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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