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시선제채용 공무원) A씨. 모 기관에서 주35시간 근무를 하다가 육아휴직 직전 근무시간이 20시간으로 줄면서 20시간을 근무할 경우 생계를 꾸려가기가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다. 복직을 한다 해도 기초생활급여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A씨가 13일 오후 2시 인사혁신처와 한국노총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조(위원장 정성혜·시선제노조)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가했다.
주변에서 자신의 사례를 “공개해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흔쾌히 동의했다.
A씨는 이날 “기관 요청으로 주 20시간에서 업무를 추가로 부여받아 주 35시간으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임용권자가 20시간으로 축소 발령하여 현재 기초생활 수급자로 생계급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생계급여보다는 주35시간으로 근무하면서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간담회 쟁점은 역시 임용권자가 시선제채용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강제변경할 수 있는 ‘공무원 임용규칙’ 제95조제4항이었다.
이 조항에 따라 근무시간이 강제로 줄어들어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례가 있는 만큼 변경 전 동의나 아니면 의사를 묻도록 규정을 바꿔 달라는 게 시선제노조의 요구다.
이 문제를 놓고 2023년 10월 13일과 2024년 1월 9일에 이어 이번까지 세 번째 간담회를 가졌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했다.
앞서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시선제노조는 △현장 근무시간 강제 변경 악용 방지 시간선택제 매뉴얼 또는 지침 배포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 승진명부 통합운영 △근무시간 변경시 최소한 3개월 이상 발령 △유연 근무 시 3시간 이상 근무 가능 시스템 변경 △인사 발령 때 직급에 ‘시간선택제’ 표기 삭제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선제노조는 이날 지난 6월 27일 행정안전부가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운영지침’ 제81조제6항에 임용권자가 기관의 운영상 필요한 경우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생존권 보장 측면에서 ‘근무시간 총량의 변경은 제외’토록 한 예를 들어 국가직에도 이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인사처는 업무 특성 등을 들어 행안부의 근무시간 총량 변경 제외 규정을 국가공무원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전일제 공무원이 육아휴직 후 복직했을 경우 시선제 공무원의 근무기간 축소의 불가피성 등도 인사처의 수용 불가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정성혜 시선제노조 위원장은 “행안부는 시선제노조의 의견을 반영해 지방직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기본적인 생활 안정성을 도모한 반면, 인사처와는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근무시간 강제 변경에 따른 생활 곤란 등 시선제채용 공무원의 실태를 전하고 개선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1건도 반영된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직도 지방직과 동일하게 ‘공무원 임용규칙 제95조제4항에 ‘근무시간 총량의 변경은 제외한다’를 추가하는 적극행정을 펼쳐 달라”라고 요구했다.
김황우 사무총장은 “지금도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에서 1달에 1번씩 근무시간을 강제 변경하거나 명절을 앞두고 근무시간을 축소하는 등 악용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인사처에서 주 15~35시간으로 근무시간 범위를 확대할 때 제·개정 이유서에서 밝힌 입법 취지를 각 기관에 공문으로 보내 일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정부는 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안에 ‘시간선택제 근무 사유 해소 이후 생활급 보장 곤란, 초과근무시간 과다 등 문제제기에 따라 근무시간을 확대했다’는 입법취지와 담은 바 있다. 시선제노조는 이를 반영해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자율성 확대, 전일제 공무원과 형평성 제고’를 각 중앙행정기관 소속기관까지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인사처는 간담회에서 “이미 시간선택제 채용공무원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지침으로 배포하고 있으나, 현장 인사 부서 담당자들이 잘못 해석해서 운영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의견은 활발히 개진했지만, 쟁점사항에 대한 진척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는 후문이다.
시선제노조는 현재 국회 입법을 통해 시선제채용 공무원의 생존권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어서 그 귀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이 기사는 전국시간선택제공무원노조의 입장과 취재를 통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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