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하고, 스프링쿨러가 작동하지 않아 옆 차량과 시설로 옮겨붙는다. 불이 잡히지 않으면서 상황판단회의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고, 가용자원이 총동원된다.
행정안전부는 20일 소방청,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8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올해 네 번째 ‘레디 코리아(READY Korea) 훈련’을 실시했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기후 위기, 도시인프라 노후화 등 잠재 위험에서 비롯되는 대형·복합재난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훈련이다.
행안부는 앞서 △ 1차로 석유화학단지 복합재난(3월 27일) △2차 항공기 사고(6월 5일) △3차 원전 주변 지진 복합재난(9월 25일) 레디 코리아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전주시 덕진구 팔복LH아파트와 더메이호텔에서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는 지난 8월 1일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처럼 전기차 화재가 지하주차장에서 인근 호텔로 번지는 상황을 가정해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기관별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훈련은 청라 화재 때처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의 배터리 발화 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인근 차량과 설비로 옮겨 붙는 상황에서 시작됐다.
전기차 화재 시 있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단계별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먼저 화재 발생을 인지한 관리사무소 직원은 소방에 즉시 신고하고, 아파트단지 자위소방대는 입주민 대피 지원과 함께 초기 화재진압에 나섰다.
119 종합상황실은 관계기관에 화재 상황을 전파하고, 행안부는 즉각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관계기관과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이상민 장관은 최초 상황보고를 받은 즉시 현장으로 이동하며, 소방청에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화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행안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로 전환한다.
이상민 장관은 현장에 도착한 후, 현장지휘차량에서 원격으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신속한 재난상황 수습과 인명구조를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대응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가용자원을 집중 배치했다. 전북소방본부 등의 지원으로 펌프차, 구조공작차 등 차량 20여 대가 동원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진행됐다.
아파트·호텔 내 고층 고립자는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사다리차로, 옥상 대피자는 헬기로 구조하고, 보건복지부는 현장 의료 대응상황에 맞춰 인근 재난거점병원에 병상을 추가 확보할 것을 요청한다.
전주시는 아파트 주민을 임시주거시설로 대피시키고, 전북 경찰청·자치경찰단은 순찰차, 기동대차량 등을 동원해 교통을 통제하고 주민 대피를 지원했다.
LH,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에서는 주민들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시설물 응급복구, 전기·가스 시설 안전점검에 나선다.
이상민 장관은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해 국민께서 불안하지 않도록, 이번 레디 코리아 훈련을 통해 전기차 화재에 대한 정부 대응체계를 꼼꼼히 살폈다”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실전형 합동훈련인 레디 코리아 훈련을 통해 대형·복합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노혁진 전문기자 rho@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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