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올해 많은 논란과 제재 리스크로 바람 잘 날이 없었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연말까지 뒤숭숭하게 장식하고 있다. 경쟁사 타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사 빼가기’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는 불미스런 논란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 “기사 빼가려 불공정행위” vs “불공정행위 없었다”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경쟁사지만, 규모와 점유율 면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타다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기사를 빼가려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력 대응을 검토 중이다. 타다 가맹기사들의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온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 벤티’ 사업 확장을 위해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타다 측 주장이다.
타다는 소위 ‘타다 사태’라 불리기까지 했던 극심한 갈등과 논란에 휩싸인 끝에 ‘타다 금지법’ 통과로 2020년 4월 기존의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재정비를 거쳐 이듬해인 2021년 11월 대형 고급 택시 호출서비스인 타다 넥스트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2년 4월엔 이를 정식 론칭했다. 이 시기 계약을 맺었던 가맹기사들은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됐다.
이런 가운데, 타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불공정한 방식으로 자사 가맹기사들에게 접근해 카카오모빌리티로의 가맹전환을 유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의 없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기사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카카오T 벤티에 대한 소개와 운임 및 매출 관련 정보, 추가 문의를 위한 담당자 연락처 등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히 타다 측은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러한 불공정행위가 타다의 존폐를 위협하려는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불공정행위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자발적으로 가맹전환 관련 상담을 신청한 기사들에게만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다른 플랫폼에서 카카오T 벤티로 전환할 경우 해지위약금의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는데, 이때 타다 기사들이 제출한 정보와 자회사 케이엠솔루션 홈페이지 등 공식채널을 통해 접수된 정보만 활용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난해 호출 감소에 따른 문제를 제기했던 타다 기사들이 당시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가맹전환 관련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기사들이 먼저 카카오모빌리티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 역시 과거 타다 넥스트 서비스를 선보일 당시 카카오T 가맹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타다는 계약만료 전 영입 시도 자체가 불공정행위이며, 과거 자사의 설명회는 카카오T 가맹기사만이 아니라 국내 택시면허 보유 기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타다는 정확한 경위 파악과 법무 검토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법적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불미스런 잡음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잇단 제재가 예고되고, 실제 제재로 이어지면서 긴장 속에 한해를 보냈다. 제재가 내려진 이후에도 검찰 압수수색이 연일 이어지며 ‘사법 리스크’가 대두됐다. 또한 2년 연속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공정위가 또 다른 제재 절차에 착수하고, 대리운전기사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타다의 강력한 대응이 공정위의 추가적인 제재 및 사법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까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가운데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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